북한산/원효봉
북한산 의상봉과 어깨를 나란히 견주며 북한산의 역사를 지키고 있는 원효봉을 오르는 길에 할미꽃이 반긴다.
애절한 사연을 무겁고 담고서 고개를 숙인 할미꽃.
요즘에는 핵가족화의 영향으로 자주 만나기 어려운 꽃이 되었다.
오랜만에 할미꽃의 안부를 여쭙게되어서 마음이 한결 수월하다.
산소에 잔듸는 없다.
파초를 닮은 예쁜 식물이 산소 가득 도열해 있다.
일부러 심은듯해 보이지만 결코 그러진 않았을 것이다.
대충 손질이 되어 있는걸 보면 주인을 잃은 산소는 아닌듯 한데... 잔듸 없는 산소는 나에게 특별한 의미
로 다가온다.
봄비가 실비되어 오락가락한다. 산 이마에는 안개가 자욱이 내려 앉는다.
북한산 의상봉에 내려앉는 실비는 작은 가슴을 적신다.
무슨 사연을 말하고자 함일까.
북한산성이 잘 정돈되어 있다.
기능적으로나 군사적으로는 가치를 상실한 산성은 이제 문화적 흔적만을 위해 아름다운 역사를
이어간다.
산철죽의 다소곳한 자태가 생경스럽다.
산을 오르면서 너를 만날때마다 꼭 너를 닮고 싶었다.
드러내지 않으면서 은은하게 아름다운 너를 닮고 싶었다.
원효봉 뒤로 영취봉이 봉긋이 솟아 있고 그 뒤로 백운대가 위용있게 버티고 있다.
언제나 우정이 넘치는 친구같은 봉우리가 산안개에 감싸여 더욱 친근하게 느껴진다.
5월의 연한 초록이 아름답다.
고운물빛에 새겨지는 작은 잎새들이 향기롭다.
언제나 자연은 내게 행복을 안겨주었던 만큼 나도 자연에게 행복의 의미를 전해주고 싶다.
* 일 시 : 2007년 5월 1일
* 위 치 : 경기도 고양시 지축동 일대
* 산행시간 : 2시간
* 산행코스 : 효자동 - 원효암 - 원효봉정상(505m) - 원점회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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