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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 行

청계산(12) - 충혼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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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산 / 충혼비

 

오월을 사랑한다.

푸른 오월은 모든 사람들의 마음까지도 푸르게 물들인다.

청계산 개나리골 오르는 입구에 등나무 꽃이 주렁주렁 탐스럽게 매달려 있다.

 

 

옥녀봉에서 내려다 본 과천 경마장 모습이다.

일요일이지만 이른시간이라 아직 경기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고 폭풍전야 일까.

고요한 적막감이 간장을 서늘케한다.

 

옥녀봉에서 바라본 청계산 매봉 정상의 모습이 싱그럽다.

오월에는 어느 하나 버릴게 없다.

청계산 오르는 길에 자벌레들이 연한 떡갈나무잎을 양껏 갉아먹고는 소화가 안되는지 방귀를 뿡뿡끼며

힘겹게 산의 높이를 재느라 여념이 없다.

앙증맞고 귀엽다.

 

 

막걸리 한 사발에 이천원....

주량을 무시하고 두사발을 연거푸 들이켰다.

술이 취한다. 아무래도 내려가는 길은 조금은 비틀거려야 할 거 같다.

막걸리를 파는 아저씨는 새벽 5시 30분이면 정상에 도착하여 준비하면서 기다리면 6시 30분쯤에

첫 손님이 오셔서 시원한 막걸리로 갈증을 달랜다.

청계산 막걸리는 밀주로 제조하여 정상부근의 아지터에서 몇일간 숙성하여 내 놓는다.

이 맛에 청계산을 찾는 이들도 있단다. 

 

정상에 있는 아이스크림 판매 박스에는 주인이 없다.

아직 이른 시간이라 주인이 아직 올라오지 못해서 무인판매를 시행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수준이 많이 높아졌다.

이런 아이스크림이나 음료수를 무인판매 할 수 있다는게 ...

시민정신이 많이 성숙했음을 증명한다.

 

매봉 정상에서 바라 본 망경대 정상의 모습이다.

신록으로 한껏 멋을 낸 모습이 정겨운 아름다움이다.

 

 

연 분홍빛 산 철죽이 곱다.

 

매봉 정상에서 50미터 아래에 위치한 충혼비...

이 비는 1982년 공수부대 교육생 44명과 교관, 그리고 행정 군인 몇명... 총 53명이 낙하산 하강 연습을

위하여 수송기를 타고 성남비행장에 착륙을 준비하던 중 심한 안개에 휘말려 비행기가 추락하였던

엄청난 사고였다. 이 사고로 53명의 젊음이 국가의 가슴에 피끓는 아픔을 묻었다.

일년만에 충혼비에 들러서 앞뒤 따지지 않고 조건없이 그냥 절 두번을 공손하게 올렸다.

조국의 부름에 숨져간 젊은 영령들이여...

그대의 영혼이 사라져간 이 조국산하에서 나는 당신의 충성을 배우겠습니다. 

 

 

아까시 나무가 꽃을 준비하고 있다.

하늘높이 쭉쭉 뻗은 아까시 나무가 위엄스럽게 정겹다.

오월의 청계산은 푸른 신록과 아름답게 숨져간 젊은 영혼과 아까시나무의 힘찬 희망으로 기억된다.

 

* 일      시 : 2007년 5월 13일

 

* 산행코스 : 개나리골 - 옥녀봉 - 매봉 - 충혼비 - 옥녀봉 - 화물터미널

 

* 산행시간 : 3시간

 

* 위      치 : 서울 서초구, 경기 과천시, 경기 성남시 일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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