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記 行

유후인 마을과 금린호(金鱗湖)(규슈여행 2일차)

[유후인, 낯설지 않은 풍경]
 
온천지대로 명성이 자자한 유후인은 분지로 둘러싸인 아담한 산골짜기 마을이다. 마을 한가운데 골목길을 중심으로 상권이 형성되어 있고 주말을 맞아 인파가 넘실댄다.  이 산촌에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 매력은 단연 온천이다. 골목길을 오가는 사람들 대부분 한국 사람들이다. 담장을 넘나드는 말 중에 일본 말은 거의 들리지 않고 사방에서 한국말이 들린다. 흡사 제주도의 어느 마을에 여행 온 느낌이다. 풍경과 기후가 제주도와 비슷한 데다 온천까지 있으니 선호할 만도 하다. 
 
마을 어귀의 금린호는 물안개를 쓸며 햇볕에 반짝인다. 크지는 않지만 마을 풍경과 잘 어울린다. 금린호의 특징은 주변 골짜기의 온천수가 모여 형성된 호수라는 점이다. 그래서 겨울에도 호수 가장자리에 미나리가 싱싱하게 자란다. 오리 떼가 미나리를 뜯어먹으며 살아가는 모습 또한 이곳만의 이색적인 정취다.
 
작고 볼품없는 마을이 온천을 끼고 있다는 이유 하나로 인기 관광지가 된 현실. 우리나라 온천보다 더 많은 사람이 붐비는 이유는 무엇일까. 온천물이 더 좋다는 그럴싸한 설명도 있겠지만, 그것만은 아닐 것이다. 제주도 여행 비용과 큰 차이가 없고, 온천까지 즐길 수 있으니 자연스러운 선택일지도 모른다.
 
어제 공항 입국 심사대에서 만난 직원들은 능숙하지는 않지만 짧은 한국말로 소통하려 애썼다. 유후인 마을 골목 상점의 종사자들 또한 한국인에게 물건을 파는 데 지장이 없을 만큼 한국말을 구사한다. 이 광경이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언제부터 일본 사람들이 한국말을 배워야 할 필요를 느꼈을까. 한때 명동의 상점들이 일본 관광객을 붙잡기 위해 일본말을 익히던 시절이 있었는데, 이제 일본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우리나라의 위상이 그만큼 높아진 것일까. 괜스레 어깨를 으쓱해 본다.
 
2026년 1월 31일
 

금린호
유후인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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