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記 行

태평양 일출(규슈여행 3일차)

[벳부의 아침, 태평양의 해]

 

벳부에서의 저녁 식사는 초밥으로 마무리하고, 그랜드 머큐어 호텔에 투숙해 온천욕으로 하루의 피로를 푼다. 이튿날 아침, 태평양의 일출을 맞는다. 호텔에서 바로 일출을 볼 수 있어 따로 이동하지 않아도 되는 것은 행운이다. 우리나라 바닷가의 일출이라 하면 으레 동해를 떠올리게 되는데, 이곳은 태평양이다. 지구상에 해는 하나뿐이니 결국 같은 해지만, 태평양 일출은 처음이라 또 다른 기대감이 생긴다. 해를 맞는 장소에 따라 마음에 분별심이 일어난다는 사실은 인간이기에 어쩔 수 없는 감정일 것이다.

 

짙은 구름에 가려 일출을 보지 못하리라 짐작하며 포기 반, 기대 반의 마음으로 기다렸지만 설렘만큼은 지울 수 없었다. 이윽고 구름을 뚫고 검붉은 해가 솟아오르는 모습은 흡사 일본 국기를 연상시킨다. 나는 문득 애국가에 등장하는 해를 떠올리며 새로운 다짐을 다잡는다. 가족의 건강과 화목을 조용히 기원한다.

 

다음 행선지를 향해 벳부에서 후쿠오카로 이동한다. 고속도로 중앙분리대 가로수에는 동백꽃이 피어 있다. 쉽게 마주할 수 없는 풍경에 마음이 조금 들뜬다. 일본의 고속도로는 통행료가 비싸 이용률이 낮은 편이다. 웬만하면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우리나라의 습관과 대비된다. 또 하나 눈에 띄는 점은 125cc 이상 이륜차의 통행이 허용된다는 사실이다.

 

한국과 비교해 더욱 인상적인 것은 과속 카메라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물론 설치된 곳도 있겠지만, 우리가 달린 구간에는 없었다. 이들은 과속 카메라 대신 경찰의 암행 단속에 의존한다. 단속에 적발되면 15,000엔 이상의 벌금을 내야 한다. 금전적 부담도 크지만, 그보다 더 무서운 것은 벌점이다. 누적 벌점에 따라 보험료 인상 등 여러 불이익이 따르는 구조다.

 

고속도로 휴게소에는 편의점과 간이식당, 화장실, 주유소만 있다. 카페는 보이지 않는다. 특이한 점은 편의점에 팩스가 비치돼 있다는 사실이다. 일본 사회에서 여전히 팩스가 주요 소통 수단임을 짐작하게 한다. 규모가 더 작은 휴게소에는 편의점이나 식당 대신 자판기만 설치돼 있다. 여러 개의 카페와 지역별 맛집을 앞세운 우리나라 휴게소와는 대조적이다. 최근 한국 휴게소들이 저마다의 개성을 살려 ‘맛집 경쟁’을 벌이고 있는 모습이 더욱 선명하게 대비된다.

 

2026년 2월 1일

 

 

Grand Mercure 호텔
호텔 안에서 태평양 뷰
고속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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