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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書評

[書評] 아낌없이 주는 나무

 

글 그림 : 쉘 실버스타인(1930~1999)

미국 시카고 출생.

시인, 만화가, 극작가, 음악가

옮긴이 : 이재명

연세대학원 문학박사

현재 명지대학교 문예창작과 교수

(번역) ‘어디로 갔을까, 나의 한쪽은’, ‘떨어진 한쪽. 큰 동그라미를 만나다

한국어판 초판일 : 200011

한국어판 개정판 : 201701

 

저자 쉘 실버스타인은 어린 시절 야구선수를 꿈꿨지만, 야구에 소질이 없음을 깨닫고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는 1950년대 일본과 우리나라에서 군 복무를 한 경험이 있다. 그때, 만화가로 활약하기도 했다. 1964년에 출판된 아낌없이 주는 나무는 그의 대표작품으로 출판된 지 5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많은 독자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소중한 감정을 전달하는 이 책은 전 세계 3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었으며, 3,000만 부 이상 팔리며 꾸준히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저자는 예술적인 기질에 특화된 능력자다. 시인, 만화가, 일러스트레이터, 극장가, 음악가로 폭넓은 예술 활동을 펼쳤다.

 

세상에 내어 줄 만한 것이 없다. 조금만 가지면 내어 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사과나무는 제 전부를 내놓는다. 사과나무와 소년과의 이야기를 만남에서 이별까지 담담하게 그려나간 동화다. 어릴 때 사과나무 밑에서 놀았던 소년은 잎을 주워서 왕관을 만들기도 하고 나뭇가지에 그네를 매어 놀기도 했다. 때로는 숨바꼭질도 하고 낮잠을 자기도 했다. 서로에게는 서로를 위로할 수 있는 따뜻한 친구였다.

 

소년이 자라 고향을 떠나면서 둘은 헤어지게 되었고, 나무는 홀로 있으면서 외로울 때가 많았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 청년이 되었을 때, 문득 사과나무를 찾았다. 반가운 마음에 나무는 예전처럼 함께 놀기를 원했지만, 소년은 돈이 필요하다고 투정을 부렸다. 이에 사과나무는 사과를 내어주었다. 사과를 내어준 나무는 참 행복했다.

 

, 다시 오랜 세월이 흘러 소년은 사과나무를 찾았다. 사과나무는 반갑게 인사하며 소년에게 그네도 타며 놀자고 제의했다. 이에 소년은 집을 장만하고 싶은데 돈이 없으니 도와 달라고 졸랐다. 사과나무는 자신의 가지를 내주었다. 소년은 가지를 잘라 갔다. 나뭇가지를 몽땅 내어준 사과나무는 그래도 행복했다.

 

세월이 더 흘러 소년이 다시 사과나무를 찾았다. 소년은 멀리 떠나고 싶은데 배가 한 척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사과나무는 덩그러니 남은 줄기를 내어주면서 배를 만들면 행복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소년은 줄기를 베어 배를 만들어 떠났다. 나무는 조건 없이 행복했다.

 

오랜 세월이 지난 뒤 소년이 다시 돌아왔다. 사과나무는 소년에게 아무것도 줄 것이, 없어 미안하다고 전한다. 이에 소년은 이제는 힘도 없고 아무것도 필요 없으니 쉬고 싶다고 말했다. 사과나무는 남은 밑동을 내밀며 앉아서 쉬라고 권했다. 소년은 밑동에 걸터앉았다. 나무는 마지막까지 행복했다.

 

독자가 소년일 때 읽었으면 무지 감동했을 것 같다. 책 내용을 어렴풋이 알고는 있었지만 읽어보기는 처음이다. 나이 육십 중반에 들어 어린이 그림동화를 접하고 여러 감정이 이입된다. 험하고 영악한 세상을 어떻게 살아야 하나. 여태까지는 먹고 살기 위해 자신의 안위만 살피면서 대충 살아왔지만, 지금부터는 어떻게 살면 되나. 책을 덮으며 자신을 곰곰이 짚어 본다. 나는 내어줄 것이 있는가. 언뜻 눈에 보이지 않는다. 아마 그것은 나의 욕심이 과한 탓일 것이다. 세상이 나에게 원하는 것은, 대단히 멋지고 건사한 것이 아닐 것이다. 작고 초라하여도 진심으로 세상을 위하는 마음만 있으면 될 것이다. 그런데도 선뜻 마음을 내지 못하겠다. 나 자신 가진 게 별거 없지만, 전부는 아니어도 마음이라도 따뜻하게 내줄 수 있기를 바라며 거울을 본다. 용기를 가져보자. 그곳에 행복이 있다고 사과나무가 일러줬잖아.

 

2025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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