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마고도와 옥룡설산 트레킹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른다. 리장공항에서 중국 국내선 비행기를 타고 북경공항까지는 3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북경 공항에서 인천공항까지 걸리는 시간이 1시간 30분인 것과 비교하면 중국이라는 나라가 크기는 크다. 리장에서 밤 8시 30분 비행기를 타고 북경 공항에 도착한 것은 자정을 넘긴 시간이었다. 수속을 밟고 새벽 1시가 넘어 근처 호텔로 이동했다. 인천행 8시 30분 비행기를 타기 위해 새벽 5시에 기상해야 해서 쪽잠을 자듯 허기진 잠을 청한다.
북경공항 전체 사이즈는 인천국제공항보다 크게 느껴지지만 내부 인테리가 짜임새가 없고 큰 창고 같은 분위기다. 이른 시간이어서 면세점에 불이 꺼져 있는 곳도 많다. 어딘가 모르게 좀 엉성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중국의 관문인 북경공항에 노숙인들이 소란한 가운데서도 잠을 청하고 있어서 눈에 띈다. 중국은 공산 통제국가여서 이런 모습이 없을 줄 알았는데, 사람 사는 곳은 어디나 마찬가지인가 보다. 그들의 곤한 숨소리에서 중국의 단면을 짐작해 본다.
한때 북경공항은 세계에서 3위 안에 들 만큼 많은 사람들로 붐볐지만, 이제는 10위권 밖으로 밀려나 하강국면에 접어들었다. 그랑프리 대회에서 경주용 자동차가 질주하듯 성장하던 중국이 잠시 주춤거리고 있는 모습이다. 잘 헤쳐 나올 수 있을까. 최근 미중 간 패권전쟁이 본격화되고 있는데, 이 전쟁은 쉬 끝날 것 같지가 않다. 미국이든 중국이든 누구 하나가 뻗어야 결판 날 문제인 점을 감안하면, 중국의 미래가 밝지만은 않다.
거의 10년 만에 중국 방문이었다. 그때와 동선은 다르지만, 중국의 분위기가 조금 움츠러들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10년 전에는 겁날 거 없이, 안 되는 거 없이 앞만 보고 달리는 느낌이 있었는데, 지금은 뭔가 좀 쇠하다. 딱 집어 말하기는 그렇지만 예전의 중국과는 사뭇 다른 감성이다. 내가 중국 걱정할 입장은 못되지만 그냥 여행자의 감상을 넋두리하듯 읊어 볼 뿐이다. 아무튼 중국은 중국대로 알아서 잘하길 바라고, 나는 나대로 잘 버텨내기를 스스로에게 다짐하며 5박 6일의 쉼표를 찍는다. 다음에 또 어떤 모습으로 만나게 될지 은근한 기대를 남기며 발길을 접는다.
[일 시] 년 9월 18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