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난 성 리장에 위치한 대형 야외공연장에서 펼쳐지는 여강인상쇼는 '붉은 수수밭', '홍등' 등을 발표하였으며,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 폐막식 총감독을 맡았던 장예모 감독의 작품이다. 특히 이 작품은 옥룡설산을 무대 배경으로 한 스케일에 먼저 감탄하게 된다. 세상에서 가장 높은 해발 3,050미터에 설치한 무대는 말이 마음껏 달려도 잘 어울릴 만큼 독특하게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500여 명에 달하는 16개 소수민족 주민이 출연하며, 100여 필의 말도 함께 출연하는 이색적인 공연이다.
극의 구성은, 차마고도에 목숨을 건 소수민족 남자들의 애환과, 남자들이 떠난 리장에 여자들만 남아 꾸려야 했던 고단한 삶, 술만 마시며 마을을 지켰던 차마고도에서 귀환한 마부들과 마을 사람들의 삶, 사랑을 이루지 못했던 전설, 원주민들의 노래와 춤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리장 소수민족 중에 가장 인구가 많고 중심이 되었던 민족은 나시족이었다. 리장에 거주했던 소수민족들의 남자들은 세 가지 일만 했다고 한다. 차마고도 길에 나서는 일, 방목장에서 야크를 키우는 일, 집에서 빈둥빈둥 놀면서 술 마시는 일.
리장 소수민족들은 일처 다부제의 풍속을 지켜왔다. 1956년 사회주의 개혁으로 법적으로는 일부일처제로 전환하였으나, 1980년대 까지도 모계중심의 주혼문화가 유지되었다고 한다. 현재 일처다부제의 풍습에 따라 결혼한 가족들이 남아있다. 이들의 결혼 풍습은 여자가 여러 남자와 결혼이 가능하지만, 결혼할 경우 성씨가 다른 아무 남자와 결혼하는 게 아니라, 성씨가 같은 형제(삼 형제 등)와 한 여자와 결혼하여 가정을 이루는 것이다. 만약에 남편이 셋이라면, 집안에는 한 남자만 거주하는 것이 그들의 법칙이다. 즉, 한 남자는 차마고도 길에 나서고, 다른 한 잠자는 야크 방목장 등에서 목장 일을 하고, 남은 한 남자는 집에서 거주하면서 술을 마시며 빈둥거린다는 것이다. 결국, 이들의 삶에서 가정을 꾸려 자식을 키우고, 밭일이나 버섯을 채취하는 등의 일은 남자들이 일절 관여하지 않고 여자들의 몫이었다.
여강인상쇼는 리장 소수민족들의 애환을 그린 작품으로서 관람할 만한 가치를 지녔다고 평가된다. 특히 옥룡설산을 배경으로 한 무지 큰 스케일의 무대와 500여 명의 출연진 등은 깊은 인상으로 남는다. 그들만의 언어로 연기를 해서 이해가 쉽지는 않지만, 무대에서 말을 달리고, 춤추고 노래 부르는 모습에서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
공연이 끝나고 나오는 길에 중학교 친구를 만났다. 이 국 만 리에서 연락처가 분명치 않을 만큼 교류가 뜸했던 친구를 만나다니 깜짝 놀랐다. 그는 트레킹을 온 게 아니라 여행으로 리장에 들렀다고 한다. 중국 여행이 세 번째인데, 이번 여행이 가장 인상적이었다고 술회한다. 반가운 악수를 나누며 여강인상쇼에 등장했던 배우들이 화합의 노래를 부르며 헤어지는 모습을 떠올린다. 친구는 또다시 인연 길에서 만나게 되겠지만, 오늘은 여기에서 헤어지는 악수를 청한다. 리장 여행길에서 피날레를 장식했던 여강인상쇼와 친구와의 귀한 만남은 솔향 가득한 옹이처럼 오래도록 가슴에 남을 것이다.
[일 시] 2025년 9월 17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