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난 성 리장 빙천공원 안에 있는 람월곡은 옥빛 호수와 계곡, 폭포와 함께 자연경관이 뛰어난 곳으로 현지에서는 백수하白水河 라고 부르기도 한다. 백수하는 옥룡설산의 빙하가 녹아내려 호수 4개가 계단식으로 구성되었으며 석회질 성분 때문에 옥빛을 띤다. 방문 당일 비가 부슬부슬 내렸는데도 예의 그 귀한 자태는 멋진 만남이었다. 구름을 헤치고 옥룡설산이 배경으로 나타났으면 비취색 옷을 입은 선녀를 연상했으리라.
웅장한 산세와 어우러진 람월곡의 빼어난 경관은 신혼부부들의 야외 웨딩촬영 명소로 알려졌다. 수십 쌍의 신혼부부들이 그들만의 영혼을 담으려는 의지는 비가 내리는데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젊은 청춘과 옥빛 호수의 조화가 부럽기만 하다. 멋진 호수를 배경으로 슬쩍 사진 몇 컷 찍었는데, 그들처럼 젊은 청춘을 흉내 낼 수는 없다. 세월의 때가 묻은 만큼 완숙함에서 풍기는 여유로움을 쫓는 게 낫겠다.
이 풍경은 다큐 프로그램에서 자주 만났던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중국 쓰촨 성 구체구의 에매랄드 빛 호수를 연상케 한다. 구체구만큼 다양하지는 않지만 석회질에서 뿜어져 나오는 옥빛 호수의 매력에 흠뻑 빠질 수밖에 없다. 특히 람월곡은 옥룡설산을 배경으로 하기 때문에 구체구와는 또 다른 매력을 지녔다.
비가 많이 내리지 않아 우산을 접고 걸어도 마냥 좋기만 하다. 옥빛 호수에 풍덩 빠져 수영을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럴 용기도 없으면서 괜스레 심술을 부려 본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풍경을 지닌 호수 하나쯤 있을 법도 한데, 아쉬운 쓴맛을 다신다. 아무튼 자연경관에 마음을 뺏기면 기억에 오래도록 남는다. 유럽에서 만났던 성과 성당은 인간의 작품이어서 위대하다는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거의 똑같은 형태의 건물이어서 금세 식상해지는 것과 대비된다. 자연을 더 좋아하는 취향 탓이기도 할 것이다.
[일 시] 2025년 9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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