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로 가는 차마고도 길 초입에 있는 호도협과 옥룡설산 트레킹에 나선다. 오래전에 KBS방송국에서 '차마고도'라는 다큐를 방영한 적 있다. 그때 정말 흥미롭게 봤던 기억은 언제 한 번은 저 길에 서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막연하게 가슴에 저몄던 숙제였는데, 그 숙제를 마무리해야 할 기회를 잡았다.
인천국제공항에 가기 위해 새벽 5시 30분에 집을 나섰다. 캐리어를 따로 준비하기 싫어서 50리터짜리 큰 배낭에 모든 짐을 구겨 넣어 꾸렸다. 미디어시티 역으로 가서 공항 가는 전철을 타기 위해 플랫폼에 내려서는데, 안내 판에 공항 가는 전철은 없고 이번 열차 '검암행 35분, 다음 열차 검암행 70분'이라고 뜬다. 순간 당황해서 멘붕이 왔다. 이른 시간이라서 그런가? 자칫 시간이 늦어질 수도 있겠다 싶어 인터넷 검색하니까 공항버스를 안내한다. 황급히 버스를 타기 위해 2번 출구로 나왔다. 그런데 2번 출구 밖에는 공항버스가 다닐 것 같지 않고 황량하다. 버스 정류장에 서 있던 사람에게 여쭈니 길을 가르쳐 준다. 그 길로 갔더니 공항버스 정류장은 보이지 않고 7번 출구, 9번 출구 쪽으로 헤매고 다녀도 찾을 수 없었다. 몇 번을 물어봐도 대답이 신통치 않다. 시간이 자꾸 가니 불안하다. 하는 수없이 택시를 불렀다. 인천국제공항 1 터미널까지 46,000원 정도의 요금이 나왔다.
공항에서 가이드를 만나 수속을 밟고 탑승을 기다리는데 알 수 없는 이유로 1시간가량 지연되었다. 부산했던 아침을 조용히 가라앉히면서 비행한 지 1시간 조금 넘어 북경공항에 도착했다. 중국에 몇 번 가 본 적은 있지만 북경공항은 첫 만남이다. 중국의 인구와 경제규모가 있으니까 중국의 관문인 북경공항에 대한 은근 기대감이 있었다. 그런데 적잖이 실망이다. 공항 규모가 기대보다는 작았고, 시설은 인천 국제공항에 비할바가 못되었다.
리장으로 가는 국내선 탑승을 위해 셔틀버스를 타고 10분 정도 이동하여 간단히 중국 현지식 점심을 먹고 비행기에 탑승하기 위해 소속을 밟는데 대단히 까다롭다. 몸수색을 얼마나 꼼꼼하게 하는지 마사지하는 수준이다. 심지어 신발을 벗기고 발바닥까지 점검한다. 등산화를 신어서 그런가? 외국인이어서 그런가? 까다로운 수속을 마치고 비행기에 탑승했다. 점심 먹은 지 2시간도 지나지 않았는데 기내식을 준다. 거절하지 않고 또 먹었더니 가스가 차고 불편하다. 3시간 30분 정도 비행을 하고 리장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벌써 아침에 집을 나온 지 15시간이 넘었다. 중국이 멀지 않다고만 생각했는데, 이렇게 긴 여정이라니 실감이 나지 않는다. 하기사 중국에 닿기까지는 멀지 않지만, 리장이 중국 서남쪽 끝자락이니까 중국 내에서 이동거리도 만만치 않다.
리장국제공항에서 리장 시내로 가는 관광버스를 타고 50분 정도 이동하여 한국식당에 들러 송이밥을 저녁식사로 맞는다. 나름 흉내는 냈지만 추천할 만큼 구미에 닿지는 않다. 리장시내는 해발고도 2,400 미터, 인구는 110만 명, 윈난 성 인구는 1,200만 명이다. 리장은 험준한 산으로 둘러싸인 요새를 방불케 한다. 새벽에 서둘러 길을 나서고, 비행기를 두 번 타고, 기내식 포함하여 하루 5끼 식사를 때우고, 예정된 전균왕 호텔에 짐을 풀고 차마고도 길에 서기 위한 긴 여정을 여민다.
[일시] 2025년 9월 13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