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년에 한 번 정도 찾아가는 계곡 길이라 갈 때마다 긴장하게 된다. 아니나 다를까 길 찾기에 실패했다. 처음에는 그러려니 했지만 이내 불안이 엄습한다. 길을 잃어버리게 되면 당황하게 된다. 무엇보다 길을 개척하더라도 목적지에 도달한다는 확신이 없기 때문에 더 불안하다. 친구들도 마음의 동요가 인다. 과연 대장을 믿고 따라가도 될지 갸웃거리게 된다. 계곡을 찾아 무작정 내려가는 수밖에 없다. 어디에 닿을지 알 수 없지만, 없는 길을 찾아 헤매면서 내려가면 폭포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안심시켰다.
계곡 상류의 특성상 웃비만 들면 물꼬리가 자취를 감춰버린다. 계곡만 따라가면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따라가면서도 물이 없으니까 의심이 증폭된다. 중간중간 휴식을 취하면서 냉정함을 잃지 않으려 애썼다. 한참을 실랑이하다 지칠 때쯤 물소리가 들린다. 정상적으로 잘 찾아 내려온 것 같아 안심이다. 순간 웅덩이에 물을 퍼내 고기를 잡던 생각이 난다. 물을 퍼내는 동안은 고기가 있을지 말지 고민하다가 밑바닥이 보일 때쯤, 손바닥만 한 고기를 만났을 때의 환희를 느껴본다.
아뿔싸! 우리가 찾던 계곡이 아닌 처음 보는 풍경이다. 이를 어쩌나? 순간 당황스러웠다. 차분히 마음을 누르고 전체 산세와 계곡의 형태를 살펴보니 우리가 찾던 계곡 보다 하류 지점이다. 당초 산등성이 하나 더 넘어가야 하는데, 미리 하산하는 바람에 엉뚱한 골짜기에서 길을 찾아 헤맨 것이다.
다행인 것은 목적지였던 청담폭포보다는 하류여서 수량이 더 풍부하고 멋있다. 풍덩풍덩 몸을 던져 폭포에 뒹굴었다. 길 찾아 헤매면서 쪼그라들었던 심장을 마음껏 펴서 물에 담갔다. 시장끼가 있을 때 식사를 하면 더 맛있듯, 종일 덤불 속을 헤집고 다니며 길 찾느라 애쓴 끝이어서 계곡물은 갑절 더 시원하다. 몸도 마음도 평안해지는 이 기분을 느끼려고 초여름부터 매미는 그렇게 울어댔나 보다. 길을 찾아 헤맬 때는 두렵고 힘들었지만, 생각지 못한 멋있는 폭포를 만났으니 행운이다. 인생에서 좋은 게 꼭 좋은 것만은 아니고, 나쁜 게 꼭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말이 새삼 되새겨진다.
[산행 일시] 2025년 8월 17일
[산행 경로] 국사당 - 숨은 벽 능선 - 인수계곡 - 청담폭포 - 청담계곡 - 육모정 고갯길 - 도봉산역(10km)
[산행 시간] 5시간 30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