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정된 여행지 크라쿠프로 가는 길, 바르샤바에 들러 휴게소에서 마르타를 만났다. 전날 식사 초대했던 마르타 아버지께서 휴게소까지 승용차로 배웅 나왔다. 우리 일행은 어제 헤어지면서 기약 없는 만남을 약속했는데, 하루 만에 다시 만나니 형제처럼 반갑다. 마르타 자매와 우리 일행 합쳐서 8명이 이동하는 장정이다. 마르타 자매가 주말을 우리와 함께 하기로 했다. 신세를 어떻게 갚아야 하나, 잠시 머뭇거려진다. 길을 잘 아는 유스티나의 안내로 국도를 이용했다.
첫 휴게소에서 난생처음 해외에서 운전대를 잡았다. 준비해 온 '국제운전 면허증'이 기능을 발휘할 기회를 잡은 것이다. 여행기간 동안 2,000km 이상 운전해야 하는 일정이어서 틈나는 대로 운전을 번갈아가면서 해야 한다. 도로 운영시스템이 우리나라와 비슷해서 운전 적응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다. 다만, 벤츠 승합차가 생각보다 핸들이 가벼워서 고속에서는 운전이 불안하다. 크라쿠프까지 300km 이상 거리인데 첫 운전 경험은 100km 남짓 했다.
국도 양옆에는 밀밭이 끝도 없이 이어진다. 150km 정도 이어진 느낌이다. 시골 소작농의 아들로 자란 나에게는 한없이 부러운 풍경이다. 저 넓은 평야에서 농사 한 번 지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밀밭에서 해가 뜨고 밀밭에서 해가지는 지평선 풍경에 가슴이 벅차다.
폴란드는 유럽에서 밀 생산량이 높은 국가 중 하나이며, 특히 빵 문화가 발달하여 다양한 밀가루 제품이 소비된다. 온대 기후와 비옥한 토양 덕분일 것이다. 빵, 국수, 만두, 보드카 등 제품의 종류에 따라 밀의 품종도 다양하다고 전해진다. 폴란드에서의 밀은 식문화와 경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여 주변국에 수출량도 늘어난다고 한다.
밀밭의 감상에 빠져있는 동안 목적지에 다다랐다. 이 길을 자주 다니는 사람에게는 변화 없는 밀밭의 풍경이 지루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일시] 2025년 3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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