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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독후감

[時論] 민주가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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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이 법적으로 정당 했느냐의 여부는 찬반 논쟁이 많아 섣불리 결론 내릴 수 없는 문제다. 좋든 싫든 우리나라 사법 시스템 내에서 결정될 일이니까 우리는 그것을 따라야 하며 역사는 그렇게 기록될 것이다.
 
문제는 비상계엄 발령으로 인해 정국이 혼란스러워지는 점, 국민들의 갈등이 증폭되는 점, 일시적일지라도 발생할 수 있는 경제적인 쇼크는 오롯이 우리나라 국민이 감당해야 할 몫이다. 그렇다면 대통령은 왜 비상계엄을 발동했는가. 그만한 리스크를 감수하고라도 비상계엄을 발령해야 할 가치와 명분은 무엇인가.
 
윤석열 대통령은 비상계엄의 명분으로 세 가지를 내세운다. 첫째, 감사원장, 검찰, 행정 각료들 29명에 대한 무자비한 탄핵으로 입법독재에 의한 무정부 상태. 둘째, 검찰의 마약 수사 등, 대통령실, 감사원, 경찰의 특수활동비 등 760억 예산 전액 삭감, 원전 생태계 관련 예산 1,755억 전액 삭감. 청년 일자리 관련 예산 2,400억 전액 삭감. 동해 심해 가스전 대왕고래 프로젝트 예산 505억 삭감 등 총 4조 8,000억의 예산을 삭감하는 예산 폭거를 자행하여 행정부의 발목을 묶어버린 입법폭거. 셋째, 선거 부정 사례가 무수히 쏟아졌으나 선거관리위회는 이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도 거부하고 국정원의 시스템 점검도 사실상 거부하였으며, 사법부에서도 선관위의 입장을 옹호하고 동조하여 무법천지가 된 그들만의 성역에 대해 대한민국의 그 누구도 간섭하거나 조사를 할 수 없는 괴물이 되어버렸다. 그래서 비상계엄을 통해 최소한의 병력으로 국민들에게 이러한 사실을 깨우쳐 알리고 바로 잡아서 안전하고 건강한 민주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되는 국가를 미래 세대에게 물려주기 위함이라고 강변했다. 비상계엄을 발동하게 된 충분한 명분이 될지 여부는 사법부나 역사가 판단할 일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왜 이런 지경에 이르렀는가. 87년 민주화 이후 산업화와 민주화를 가장 짧은 시간에 이룬 세계 유례가 없는 나라라는 자부심이 있었는데, 도대체 왜 이렇게 된 것일까. 우리나라 산업화와 민주화는 짧은 시간에 이룩한 만큼 그 기반이 약하다는 점을 인지해야 할 것이다. 산업화를 이룩한 우파와 87년 민주화의 주역으로 등장한 종북 좌파와는 엄청난 괴리가 존재했으며, 우리는 그 갈등을 해결하려는 노력을 게을리했다. 결국, 갈등의 고리는 점점 깊어졌으며, 사회적으로 합의점을 찾지 못하여 함께 살아야 하는 존재가 아니라 서로를 향하여 손가락질하고 밟아야 하는 존재가 되어버린 셈이다.
 
87년 개헌 시 대통령의 권력이 지나치다는 문제점에 직시하여 대통령 권력견제에 초점을 맞춰 입법을 설계하였다. 그 결과 국회의 권력이 과하게 설계된 점이 있었으나, 그동안은 국회가 국민의 눈치를 보는 등 입법권의 행사를 가려가면서 행했기 때문에 큰 폐단이 있는 줄 몰랐다. 그러나 작금의 사태에 이르고 보니 입법권은 천하무적이다. 아무도 견제할 수 없는 절대 권력이 되었다. 우리나라는 대통령을 탄핵할 수 있지만, 국회 권력을 견제하는 기능이 없다. 민주화라는 허울 좋은 탈을 쓰고 비정상적인 입법독재가 가능한 나라가 되었다. 즉, 대통령은 독재할 수 없지만, 국회는 독재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국민들을 우롱하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입법권을 가진 세력들은 그들의 권력을 더 불리기 위해 의원내각제를 꿈꾸는 자들도 많다.
 
현 사태는 좌파 세력으로 대변되는 입법 권력과 행정 권력을 가진 우파 세력의 권력 충돌로 인식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이념이나 사상에 의한 갈등은 큰 의미가 없는 나라가 되었다. 그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반국가 세력과 애국세력의 충돌이다. 좌파 이념을 가진 사람들도 애국적인 마인드를 가진 사람이 많은 반면, 우파 이념을 가진 사람들도 반국가적인 생각과 행동으로 자신의 권력과 안위를 지키려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작금의 우리나라는 정치 경제 가리지 않고 중국에 의한 점령이 횡행해지고 있다. 그들은 오랜 시간 동안 대한민국을 굴복시키려 갖은 술수를 부려왔으며, 최근에는 부정선거에 개입했다는 정황이 하나둘 드러나고 있다. 특히 정치권력을 엄청난 금력으로 매수했기 때문에 좌파 우파 가리지 않고 중국의 마수에 걸려 반국가적인 입장에서 중국을 음으로 양으로 돕는 일이 버젓이 벌어지고 있는 정황도 포착되고 있다. 또한, 물불 가리지 않고 기술을 도둑질해가고 있는 그들을 마땅히 간첩죄로 다스려야 함에도 국회에서는 중국의 눈치를 보느라 입법을 미루고 있다. 이런 정치권력들도 반국가 세력이다. 북한의 작위적이고 반인권적인 행태를 비판하지 못하고 그들의 눈치를 보고 그들을 대변하는 세력들도 다수를 차지하고 슬금슬금 우리나라 저변에 스며들어 반국가적인 행태를 자행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근간은 자유민주국가다. 최근 권력 찬탈 시도가 본격화되면서 자유민주국가의 기본 틀이 무너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국민들은 안중에 없고 오직 권력 욕심에 가득 찬 이리떼 같은 작자들이 전체주의적인 발상으로 국민들을 개돼지 취급하며 눈을 가리고 우롱하고 있다. 그동안 국민들은 그런 줄도 모르고 이념에 매몰되어 앞뒤 가리지 않고 그들을 추종해 줄줄 따라가다 보니 그게 아니다.
 
이번 계엄사태로 반국가세력의 정체가 하나둘 낱낱이 드러나고 있다. 그동안 우파 세력에 붙어 꿀 빨고 권세 부리던 자들도 민낯이 분명 해지고 있다. 이제 우리는 그들을 가려내어 추방해야 한다. 여우같이 일신의 안위만 쫓던 자들은 우리나라에 더 이상 존재가치가 없다.
 
결론적으로 비상계엄이 범법이 아닌 대통령의 정상적인 권한이었다 하더라도 그 동인은 윤석열 대통령 본인에게 있으므로 일정 부분 책임을 피할 수는 없다. 계엄을 발령하기까지 그의 리더십이 객관화되지 못하고 겉돌았다고 볼 수 있다. 단적인 예로 그가 검찰 시절에 동고동락했던 한동훈에게 무한 신뢰를 보냈다. 그렇지만 애당초 한동훈은 우파의 신념을 가지고 있던 사람이 아니었다. 법무부 장관이 되어 행정부의 인사 추천권까지 가졌던 그는 아직 국가를 경영하는 문제로 고민해 본 적 없는 인물이었다. 그래서 그는 검찰 및 주요 요직에 자신의 이익에 합이 맞는 인물들로 채웠다. 결국, 그들은 대통령을 배신하고 반국가세력들에게 면죄부를 주고 그들이 권력을 마구 휘두르도록 시간을 벌어주는 매국적인 짓을 한 것이다. 물론 윤석렬 대통령 본인도 대통령 되기 전까지는 우파가 아니었음을 확신한다. 그렇지만 행정의 수반이 되어 나라를 경영하는 입장이 되어보니 좌파 우파의 문제가 아니라 애국적인 마인드로 무장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을 것이다. 그것도 깨닫지 못한 대통령이 있었다는 점을 상기해 보면 그나마 다행이다. 좌파 우파 어느 편도 우리 편이 아니다. 애국만이 우리 편이다. 그렇지만 자신의 행동이나 생각이 반국가 적인 행태인 줄도 모르고 똥오줌 못 가리는 이들은 어쩌나. 
 
이번 비상계엄 사태로 우리나라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는 점은 소득이라면 소득이다. 우리나라의 민주화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었던 것도 큰 소득이다. 또한 정의롭고 공평해야만 존재의 가치가 있었던 사법부와 헌법재판소에도 반국가세력 분자들이 똬리를 틀고 우리나라의 명운을 틀어쥐고 있다는 점을 알게 된 것은 우리나라 미래 설계에 대한 큰 시사점을 던져준다. 
 
그동안 우리는 경제력이 어느 정도 받쳐주니까 아무 일 없이 잘살고 있는 줄 착각하고 있었다. 우리 사회를 건강하게 지탱해야 할 밑바닥이 돌이킬 수 없을 만큼 곪아 썩어가고 있었다. 겉이 멀쩡하니 아무 문제없는 줄 알았지만, 그게 아니었다. 이제라도 깨달을 수 있는 기회를 얻었으니 다행이다.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살을 도려내고 아픔을 견뎌내야 한다. 2030 젊은 세대들이 자각하고 있다고 하니 반가운 소식이다. 그들의 미래이니만큼 그들이 일어나 새로운 길을 모색해 보겠다고 힘을 모으고 있다니 새삼 대견스럽다.
 
민주야 아프지만 잘 참아내자. 젊은이들이 활짝 웃을 수 있도록 조금만 더 힘내자. 도려낸 환부에 봄 새싹처럼 새살이 돋으면 꿈을 꾸자. 아름다운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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