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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 行

서울대공원 둘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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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 잔에 친구를 채워 한 잔 쭈욱 들이켜면 향수를 품은 향기가 목줄을 타고 시원하게 내려간다. 안부가 궁금했던 친구와 켜켜이 쌓여 있던 우정을 함께 들이키니 세상 부러울 게 없다. 가을 친구들과 낙엽을 깔고 앉아 깔깔대는 수다만큼 좋은 안주가 또 있으랴.

 

친구를 닮은 가을은 낙엽을 떨구고 겨울을 준비한다. 한 여름 뙤약볕을 견뎌내고 폭풍에 쓰러지지 않으려 애쓰며 열심히 살았던 덕분에 넉넉하지는 않지만 부족함도 없다. 그렇지만 막상 손을 놓고 지난날을 회상해 보니 어딘가 허전하고 모자란 인생이다. 이대로 겨울을 맞으려니 말하지 못할 두려움도 있다.

 

친구야! 걱정하지 마라. 인생 별거 있더냐.

가을이 되어 단풍이 드는 것은 자연의 순리다. 단풍이 들어 낙엽이 떨어진다 해서 나무가 죽는 것은 아니다. 잠시 생각을 정리하고 마음을 다져 다가올 봄에 새싹을 틔우기 위해 휴식을 갖는 것이다. 

 

나이만큼 늙는 것이 아니라 생각만큼 늙는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나이를 먹고 낙엽을 떨구지만, 이 또한 새 순을 틔우기 위한 아름다운 순리임을 잊지 말자. 새 봄에는 더욱 싱그러운 웃음으로 파릇하게 만나서 걸쭉한 막걸리 잔에 우정을 담자.

 

[산행 일시] 2024년 11월 16일

[산행 경로] 대공원역 - 만남의 광장 - 바람의 숲 - 둘레길 - 조병옥 선생 동상 - 만남의 광장 - 대공원역(10.5km)

[산행 시간] 4시간 30분

 

관악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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