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山 行

오봉산, 청평사

반응형

가을 산에는 초록이 지쳐 단풍 드는데, 초록인 내 마음은 가을산에 들어도 단풍 들 준비가 모자란다.
 
소양강 댐에서 배를 타고 청평사를 두어 번 다녀온 적 있지만, 오봉산 산행은 처음이다. 배후령 고개에서 오봉 중 제1봉에 오르는 길이 조금 가파르긴 해도 길지 않아서 단숨에 오를 수 있다. 능선을 따라 2봉을 향해가는 길에서 좌우로 펼쳐지는 풍경이 환상적이다. 골짜기마다 안개가 자욱이 내려앉아 있고, 소양강 댐에도 뽀얀 물안개로 뒤덮여있다. 순간 신선에게 초대를 받은 착각이 든다. 그리 높지 않은 산인데도 이렇게 물안개로 둘러싸이는 이유는 소양강 댐이 한몫을 했을 게다.
 
2봉에서 5봉에 이르는 길이 그리 힘들지는 않지만 바윗 길이 있어서 다소 난도가 있는 편이다. 그리 길지 않은 능선 길이지만 안개에 싸이는 풍경한 은근한 매력을 뽐낸다. 그런 이유로 계절을 바꿔가며 종종 안부를 묻게 되지 않을까 싶다. 5봉을 지나 청평사로 하산하는 길은 가파르고 까다로워 집중력이 필요하다.
 
늦가을의 정취에 흠뻑 빠진 청평사에는 관광객들로 붐빈다. 소양강 댐에서 유람선을 타고 다다를 수 있는 청평사의 가을 단풍은 이미 알려진 명소다. 때를 놓치고 싶지 않아 서둘러 모여든 관광객들의 만면에는 여유가 넘친다. 우리들도 그들의 미소와 함께 유람선을 타고 소양강 댐의 향기를 엿들으며 느긋하고 행복한 가을날의 하루를 마무리한다. 
 
단풍이 가득 찬 소양강 댐에 초록의 내 마음을 풀어놓으며, 초록이 짙어지는 봄에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한다.
 
[산행 일시] 2024년 11월 3일
[산행 경로] 배후령 고개 - 오봉 - 성동계곡 - 청평사(6km)
[산행 시간] 3시간 30분
 

소양강댐
청솔바위
청평사
구성폭포
728x90

'山 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울대공원 둘레길  (7) 2024.11.18
청계산 이수봉  (13) 2024.11.11
안산 둘레길  (11) 2024.10.27
설악산 천불동 계곡  (5) 2024.10.12
설악산 천불동 계곡  (11) 2024.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