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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 行

설악산 천불동 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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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 별자리는 달포 전부터 벼르고 있었다
그런 연유였을까
가을 설악 별빛은
더욱 단단하게 빛났다
 
사실 선녀가 온다는 기별은 없었다
어젯밤 꿈에 
구름을 타고 왔을 때만 해도 꿈속인지 헤매다가 애써 외면했다.
 
구름 걷히는 능선을 따라
이미 가을은 채색되고 있었다
선녀는 겸연쩍은 붓을 슬쩍 숨기며 
향기 짙은 골짜기에 자애로운 미소를 흘린다
 
폭포는 청춘을 닮은 뱀처럼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고 쏟아지고 있었다
그렇게 가을은 이미 깊숙이 들어와 있었고
어느 틈엔가 떠날 채비를 하고 있었다
 
가을이야 오던 가던
칭얼거리지 않기로 했다
나도 모르게 내 가슴엔 그의 향기가 쌓이고 있었다
가을은 처음부터 그런 것이었다
쓰러진 참나무 등걸에 오종종 붙어 있던 
표고버섯처럼 
향기를 진하게 품되 함부로 내뱉지는 않기로 했다
 
별이 쓰러지는 설악에서
나는 변함없이 그를 사랑하기로 했다
 
[산행 일시] 2024년 10월 12일
[산행 경로] 한계령휴게소 - 한계령 삼거리 - 끝청 - 중청 - 대청봉 - 소청 - 희운각 대피소 - 천불동계곡 - 비선대 - 소공원(20km)
[산행 시간] 10시간 35분
 

끝청 일출
중청
공룡능선
용아장성
울산바위
신선대
천당폭포
오륜폭포
장군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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