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구 중심에서 나지막이 버티고 있는 안산이지만 정상에 올라서면 서울 시내를 두루 살펴볼 수 있는 자존감이 짱짱한 산이다. 지하철로도 접근할 수 있는 위치에 있어 언제나 사람들로 붐빈다. 그런 의미에서 산이라기보다는 공원이다.
서울에는 산이나 하천을 공원으로 꾸며 시민들의 휴식처로 활용하고 있는 사례가 많은데, 도시공원으로서 좀 투박한 면은 있어도 다양한 모습, 다양한 식생들이 어우러진 모습이 인위적인 요소가 많이 가미된 인공적인 공원보다 오히려 자연스러워서 좋다.
안산은 크거나 화려하지는 않지만 그 품에 들면 위안을 얻기에 충분하다. 작은 공원에 깃들어 휴식과 평안을 얻을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다. 행복은 멀리 있는 게 아니라 자족하는 마음에 있기 때문이다. 무더운 여름날 안산에 올라 서울을 굽어보며 작은 위로를 얻을 수 있으니 허기진 마음에 소소한 행복으로 채워진다.
날머리에는 서대문 형무소가 있던 역사공원이 발길을 잡는다. 일제 강점기에 독립을 위하여 일본에 항거했던 독립투사들의 불굴의 정신이 붉은 벽돌 틈마다 지울 수 없는 한으로 채워져 있다. 무심한 듯 지나치지만 결코 쉬 지울 수 없는 역사의 증거다.
역사공원의 끄트머리에는 중국으로부터의 독립을 원했던 독립문이 버티고 있다. 중국은 아직도 대한민국을 자신의 종속국으로 취급하며 지들 맘대로 틈만 나면 힘자랑이다. 지난 정부 지도자들처럼 중국은 태산이라 아첨하며 스스로 굴욕감을 자처하는 자들이 있는 한 대한민국이 중국으로부터의 독립은 요원한 일이 아닐까 생각하니 씁쓸하다. 독립문을 세웠던 서재필 선생께 안부를 여쭤본다.
[산행 일시] 2024년 6월 29일
[산행 경로] 독립문역 - 능안정 - 정상(봉수대) - 독립문역(6.5km)
[산행 시간] 2시간 20분
山 行
안산 자락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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