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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름다운 동행
山 行

앵봉산

by 桃溪도계 2023. 6.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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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유]

 

법정 스님은 아무것도 갖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가지지 않는다는 뜻으로 '무소유'의 의미를 부여했다. 

인간의 욕망은 끊임없이 소유하고자 하여, 작고 하찮은 것이라도 쉬 버리지 못한다. 어쩌면 이러한 본성이 인간의 발전을 도모해 왔을 것이다. 아무것도 가지지 않을 수만 있다면 세상 근심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것은 인간이기 때문이다. 

 

인간이 동물처럼 삶의 범위를 단조롭게 정하고 한평생을 살아갈 수 있었다면 번뇌는 없을 것이다. 땅이나 돈을 가져야 할 이유가 없었다면, 남의 것을 빼앗아 굴복시키지 않아도 되었다면 행복했을 것이다. 왜 인간은 욕망의 굴레에 갇히게 되었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깨달을 수 있는 명제는 아니다. 더 많이 가져야만 하는 욕망의 본성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에 불행은 시작된 것이다. 그래서 세상을 다 가져도 행복하지는 못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인간은 당초부터 행복하기는 글렀다. 

 

행복을 원한다면 갖고자 하는 욕망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동물처럼 단순하게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인간의 사회는 그렇게 단순하게 살아가도록 만들어져 있지 않다. 번뇌가 생기는 시발점이다. 이 지점에서 가만히 고민이 깊어진다. 법정스님께서도 소유와 무소유의 갈림길에서 얼마나 많은 고뇌를 했을까. 

 

더우면 따가운 햇볕을 피해 그늘을 찾고, 추우면 따뜻한 햇볕을 쫓아 양지를 찾는 것은 본성에 있는 욕망이지만 가질수록 행복해진다. 그것은 물질이 아니라 자연이기 때문일 것이다. 자연은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향유하는 것이어서 넘침이 없지만, 물질은 욕망의 덫에 씌여 있어서 과하게 소유하기를 원하는 순간 불행해지는 단초가 된다. 그래서 법정스님께서는 불필요한 것을 가지지 않기를 주문하지 않았을까. 

 

끊임없이 무소유를 외치며 실천하고자 했던 법정스님은 행복을 찾으셨을까. 아마도 그러지 못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인간이라는 탈을 쓴 순간, 우리는 불행의 바다에서 쪽배를 타고 노를 젓는 외로운 항해사가 되기 때문이다. 무소유를 설파하셨던 법정스님은 아이러니하게도  '무소유'의 소유자가 되셨다. 행일까. 불행일까.

 

 

[산행 일시] 2023년 6월 24일 

[산행 경로] 구파발역 - 서오릉 생태 복원 연결로 - 봉수대 - 세절역(7.5km)

[산행 시간] 4시간 

 

쉬땅나무
작살나무
참나리
쪽동백나무
원추리
큰까치수염
땅비싸리
떼죽나무
영지버섯
봉수대
원추리
개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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