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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름다운 동행
수필집[파고만댕이의 여름]

나비와 애벌레

by 桃溪도계 2023. 5.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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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그렇다.
비록 초라하고 힘들지라도
그것은 과정이다.
세상을 향하여 마음껏 날갯짓하는 나비도
한때는 세상을 포기하고 싶을 만큼의 고통이 있었다.
 
나비가 가진 멋진 날개는 
그에게 주어진 애벌레 시기를 열심히 살았기 때문에 얻을 수 있었다.
 
나비의 날개를 맹목적으로 탐하거나 시기하지 말라.
세상을 향하여 두려움이나 얄팍한 속셈을 갖지 말고 
그들처럼 
세상에서 가장 낮은 자세로 열심히 기어 보라.
해진 살갗 틈으로 날개가 돋는다.
 
나비는 날개를 가졌다고 자만하지 않는다.
그는 또다시 애벌레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살면서 
한때는 성공의 단맛에 빠져 행복감 속에 살아가고
또 한때는 실패의 쓴맛에 빠져 불행 속에서 살아간다.
 
세상은 묘한 것이어서
성공이라는 것은 내게 주어진 한 번의 이정표일 뿐이다.
그 길의 끝에서 다시 실패의 이정표를 선택해야만 한다.
 
화려한 날갯짓을 할 수 있을 때에도
자만하기보다는
애벌레 시절의 고통을 잊지 않는 겸손한 나비처럼 살고 싶다.
수고의 크기만큼 자란
아름다운 날개를 달고 자유롭게 세상을 날아다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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