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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름다운 동행
마 라 톤

2022 선사마라톤(Half 31)

by 桃溪도계 2022. 9.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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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은 친구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우리 생활의 많은 부분에 변화를 가져왔다. 마라톤 대회도 예외가 아니어서 그동안 문을 걸어 잠그고 꾹 참아왔는데, 이제 빼죽이 문을 살금살금 열어본다.

오프라인 대회에 참가한 지 삼 년 만이어서 기대가 되고 설렌다. 마라톤을 시작한 지 십오 년은 족히 되었으니 마라톤은 나의 소중한 친구다. 그런데 시절이 수상하여 생이별을 했다가 다시 재회하니 감회가 남다르다. 하지만 긴 시간 마라톤과의 간극이 존재했기에 은근히 두렵기는 하다. 그렇지만 함께했던 친구들과 손잡고 가는 길이어서 작은 두려움을 감출 수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다.

마라톤을 함께하는 친구들은 솔직히 친구라기보다는 올해 85세니까 아버지뻘 되시는 분이다. 그런데도 건장하게 대회에 참가하셔서 함께 뛰고 응원을 보내주시니 든든하다. 연세가 있으셔서 무리가 아닐까 염려되기는 해도 씩씩하게 함께 달려주는 고마운 친구다. 만약에 이렇게 힘들고 외로운 길을 혼자 달렸더라면 벌써 지쳐 쓰러졌을 것이다. 친구가 격려해주고 손잡고 함께 뛰어 주어서 행복한 달리기를 할 수 있었다.

마라톤은 내게 고통을 주는 친구다. 나는 그런 친구를 인연으로 맞아 동고동락해왔다. 힘들고 외로울 때 함께한 친구여서 그에게 남다른 전우애를 느낀다. 내가 지쳐 쓰러지면 손 꼭 잡아주게나. 나는 당신이 보내 준 신뢰를 믿고 힘닿는 데까지 달려볼게.

친구야!
이제 빗장을 열었으니 자주 만나세. 서로 격려하면서 힘든 시간을 보내고 결승점에서 환하게 웃자. 그리고 언제나 그랬듯 막걸리 한 잔에 피로와 고통을 담아 시원하게 쭈욱 들이키고 다음 만남을 약속하자.

다음에 만날 때까지 건투를 빈다.
안녕!

[일시] 2022년 9월 24일
[기록] 1시간 58분 16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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