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의 중심지로서 역할을 해오던 청와대는 이제 역사의 흔적을 남긴 채 유적지로서 그 역할을 바꾸게 되었다. 대통령 집무실을 옮기는 역사를 두고 반대하는 측과 찬성하는 측의 여론이 연일 들끊는다. 대통령 집무실이든 아니든 관계없이 공간은 그 쓰임에 따라 역사를 바꾸게 마련이다. 다만 그 시점이 옳으나 그르냐의 다툼만 있을 뿐이다.
이에 대하여 나는 별다르게 의견을 게진 할 생각이 없다. 대통령 집무실을 옮기게 되는 일은 여러 원인이 작용할 수 있겠지만 옮기든 그렇지 않든 그것은 역사의 선택일 뿐이다. 잘잘못은 후일에 평가할 일이니 가타부타 핏대를 세워가며 반대하거나 찬성할 생각이 없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집무실을 옮기겠다 하면 옮기는 것이다. 후일 역사는 아마 청와대 터의 기운이 다했으니 그런 선택을 했다고 간략하게 기록될 것이다. 다만, 현시대에 사는 사람들에게 청와대의 내부 시설이나 규모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해 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으니 찬성하는 사람들에게는 그것으로 그들은 역사의 변곡점에서 증인이 된 셈이다.
휴일을 맞아 청와대 개방에 대한 호기심을 열고자 많은 사람들로 붐빈다. 그동안 철저하게 통제되었던 청와대 뒤편의 북악산 전망대에서 경복궁을 거쳐 세종대로로 쭉 뻗은 길이 예사롭지 않다. 우측으로는 인왕산, 좌측으로는 숙정문 성곽길을 끼고 있어 내 좁은 식견으로 청와대는 백악산을 주산으로 하고 좌청룡 우백호의 형상을 갖추었으며 전방으로는 안산인 남산을 배치했으며 그 길의 끝에는 한강과 맞닿아 완벽한 배산임수의 형상을 갖춘 나름 명당의 기운을 가지고 있다고 느껴진다. 하지만 고려말부터 지금까지 수백 년을 지키며 국가의 운명과 함께해왔으나 이제 그 기운이 쇠하였으니 쉬어야 할 시간이 되었나 보다.
청와대 문을 열어 많은 사람들이 들며 날며 기운을 북돋우게 되면 쇠한 기운에 양기를 불어넣고 축적된 기운이 다시 상승할 기회가 생기면 언젠가는 다시 우리 역사의 중심지로서의 역할을 하게 될 날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시간은 쉬 올 것 같지는 않다. 수백 년, 수천 년의 시간이 흐른 뒤에나 가능할 것이다. 아니면 역사의 변곡이 생기면 어떤 일이 생길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다.
특정된 사람들이 외롭게 지키던 청와대에 많은 사람이 붐비게 된 것은 새로운 역사의 패러다임을 만들어 낼 것이다. 이를 계기로 우리나라 역사에 긍정의 발전을 이어갈 수 있는 동인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왕 이렇게 된 것인즉 무궁한 발전을 위한 기도를 한다. 내내 행복하기를...
[산행 일시] 2022년 6월 1일
[산행 경로] 경복궁역 - 효자동 - 자하문터널 - 창의문 - 북악 마루 - 청운대 - 청와대 - 효자동(8km)
[산행 시간] 4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