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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뇌]
산은 나의 영혼과 만날 수 있는 공간이다.
산에 오르면 호흡이 가빠지고 땀을 흘린다. 그 과정을 통하여 헛된 욕망과 오물에 쌓여 누더기가 된 불순물을 걷어낸다. 장인이 천하 보검을 만들기 위하여 대장간에서 수만 번 쇠를 녹이고 두드리는 담금질을 통하여 순철을 얻어내는 과정과 닮아있다.
나에게 산행은 명상의 시간이다.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을 반복해서 걷다 보면 순수한 나 자신을 만날 수 있게 된다.
그 순간 고통과 환희의 감정이 사라지는 무의식의 세계를 만나게 되어 나는 비로소 참 인간이 된다.
참 인간은 행과 불행으로부터 자유로우며 생과 사의 번뇌를 지울 수 있다.
나는 아직 나 자신의 근심이 더 많다.
산에 오른다 해서 근심을 모두 덜어낼 수는 없겠지만 자꾸 반복하다 보면 조금씩 가벼워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안고 틈나는 대로 산에 오른다. 산행을 통하여 나 자신을 반성하고 인간 본성을 명징하게 찾아낼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나에게 산행은 번뇌를 씻어내는 과정이다.
산행을 통하여 명상과 관조를 수없이 반복하다 보면 번뇌를 조금씩 걷어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기대감 또한 욕망이라는 것을 나는 안다.
[산행 일시] 2021년 12월 22일
[산행 경로] 불광중학교 - 향로봉 - 비봉 - 문수봉 - 대남문 - 보현봉 - 평창동 - 상명대학교(9km)
[산행 시간] 3시간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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