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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 行

북한산 백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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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표, 다시 시작

 

 

탄생, 초등학교 입학, 대학교 입학, 취업, 결혼, 출산.

하루, 일주일, 한 달, 일 년, 십 년, 육십 년.

새로운 프로젝트의 시작과 끝.

삶은 언제나 새로운 시작의 연속이지만, 그 시작의 매듭에는 언제나 쉼이 필요하다.

 

쉼표에는 언제나 또 다른 시작의 함의를 함축하고 있었다.

딸 가족과 함께 새로운 시작을 맞으러 백운대 정상에 올라 태극기 깃대를 잡고 거친 호흡을 쏟아내고는 그냥 주저앉고 싶었다.

새로운 시작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거친 등로를 힘들게 올라온 발자국에 대한 아쉬움과 미련을 떨쳐내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

새로운 행복을 양껏 담기 위해서는 몽땅 비워내고 지워야 함은 진리다.

그런 의미에서 쉼과 시작의 경계에 서서 자신을 관조할 수 있다면 일견 행운이다.

우리는 종종 그 경계를 인지하지 못한 채 떠밀리다시피 살아가기 때문이다.

하루 또는 새해의 일출을 맞는다는 것은 쉼과 시작의 경계를 아름답게 인식했다는 의미이다.

 

하산하는 길.

딸은 많이 힘들어했다.

결국 정상에 이르렀음도 쉼이었다.

또 다른 시작을 위하여 흔들리지 말고 하산해야 한다.

 

딸에게는 기억에 남는 등산 경험일 것이다.

멋진 기운으로 행복한 미래를 듬뿍 담을 수 있는 추억이 되길 바란다.

 

 

[일      시] 2021년 2월 21

[산 행  로] 북한산성입구 - 백운대 - 숨은벽 - 밤골(8.5km)

[산행시간] 6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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