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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약 없는 기다림은 힘든 일이었다.
만날 수 있는 확신없이 세월의 덫에 걸려 막연하게 기다린다는 것은 초월한 삶의 방식이다.
그렇지만 우리네 삶은 기다림의 속성이다.
자식이 건강하고 바르게 성장하도록 기다리는 일.
살아가는 형편이 좀 나아지기를 기다리는 일.
언제나 내 편이 되어 줄 인연을 기다리는 일.
바이러스가 끝나기를 손꼽아 기다리는 일.
그러고 보면 기다린다는 명제는 일견 행운을 포함하는 광의적인 개념일 수도 있겠다.
기다린다는 것은 불행을 배제한 측면이 강하기 때문이다.
약속된 기다림은 초조함과 설렘이 공존한다.
약속된 시간이 지나면 설레임은 초조함으로 바뀌고,
초조한 시간이 지나면 짜증으로 번져간다.
행복한 기다림이 불행한 기다림으로 변해가는 것이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은 마음에 달렸다.
행복과 불행의 경계 기준이 약속된 시간이라면 밴댕이 속 같은 자신을 원망할 만하다.
우리가 정한 그 시간이라는 개념의 잣대가 뭐길래 행과 불행을 측량한단 말인가.
다투지 말라.
기다림이 없는 인생에는 향기도 없다.
기다림은 행복이다.
기다릴 수 있음도 행복이다.
[일 시] 2021년 01월 9일
[산 행 로 ] 한탄강 고석정 트레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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