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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름다운 동행
隨筆, 散文

보수와 진보

by 桃溪도계 2016. 1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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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와 진보
 
 
나는 왜 진보적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그토록 싫어하는 보수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일까. 그런 만큼 나는 나쁜 사람인가. 여태껏 살아오면서 자잘한 우여곡절이야 왜 없었겠냐만은 아직 국가에 대한 불만을 하지는 않는다. 물론 부분적으로 잘못된 통치자들의 치적에 대해서는 비판을 서슴지 않는다.
 
나는 극빈에 가까운 어린 시절과 고학하다시피 견뎌낸 청년시절. 그리고 군대를 다녀왔고, 사회에 진출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에서 조직생활을 경험했다. 지금은 조그만 중소기업을 경영하며 매 순간 어려움에 직면해 버텨가고 있는 실정이며, 때로는 대기업의 횡포에 힘들기도 하지만 불만을 하지는 않는다. 내 탓이려니 생각할 뿐이다. 그런데도 나는 왜 국가에 대한 반감을 가지지 않는가. 먼저 세상의 중심은 나 자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 자신에 대한 문제를 국가나 주변의 상황에 떠넘기지 않겠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보수와 진보의 출발점은 경제적인 이념에서 시작되었다 생각하면 틀리지 않을 것이다. 즉, 보수는 지극히 자본주의적인 성향을 배경으로 태동했으므로 큰 시장 작은 정부를 지향한다. 경제는 자유경쟁에 맡기고 정부의 역할을 최소화하다 보니 빈익빈 부익부의 부작용도 발생하게 되고, 이를 견제하기 위해서는 진보의 가치 지향점인 작은 시장 큰 정부의 요구가 필요하게 되는 것이다. 즉, 진보적인 가치 기준으로 시장을 통제하려니 정부의 역할은 커지게 되고, 이는 또다시 시장을 위축시키게 되는 부작용을 발생시키게 되는 모순에 빠지게 된다.
 
보수와 진보는 공존의 개념이라고 생각한다. 보수와 진보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만 존재하는 개념이다. 공산주의에서는 아예 시장경제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보수적인 경제이념은 성립할 수가 없다. 이러한 경제개념에서 발전된 보수와 진보는 정치와 깊은 관련이 있다. 정치의 근본 이념과 목적은 결국 국민을 편안하게 살아가게 하는 것이며, 이는 곧 경제의 수단 및 방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성장위주의 정책과 시장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보수적인 성향과, 분배에 초점을 맞추는 정부의 역할에 비중을 많이 두는 진보와의 충돌이 발생하게 된다. 그런 관점에서 볼 때 보수와 진보는 서로 상존의 관계이지 적대의 관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일부 몰지각한 정치 선동꾼들이 이를 이용하여 권력을 차지하려고 별별 회괴망측한 논리와 거짓으로 국민들을 현혹한다.  
 
개념 없는 얼치기 보수들은 진정한 보수의 가치를 제대로 인지하지도 못하면서 보수를 위장하여 권력을 노리고, 진보를 지향하는 사람들도 진보의 진정하고 순수한 방향과 개념을 잡지도 못한 채 권력찬탈에 혈안이 되어 국민들을 선동하고 국익을 유린하고 있다.
 
언론이든 정치든 제대로만 하면 아무 문제없을 것이다. 자신들의 숨겨둔 욕망 성취를 위해서 거짓 선동을 하거나 국민들의 눈과 귀를 가리는 영악한 무리들만 아니라면 문제 될 것은 없다. 작금의 보수와 진보의 극한 대립을 볼 때마다 한심한 생각이 든다. 그 누구에게서도 애국적인 가치관을 느낄 수가 없다. 말로는 천날만날 국민들 운운하지만 과연 그들에게 국민이 존재하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그들에게 국민은 권력찬탈을 위한 도구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보수든 진보든 예외가 없는 현실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자본주의 경제체제를 신봉하고 국가라는 개념의 경계를 좋아한다. 그래서 국가가 내게 뭘 해주기보다는 내가 국가에게 뭘 해 줄 수 있는지를 먼저 생각한다. 이런 생각에도 맹점은 있다. 지나친 자본주의 신봉은 휴머니티가 모자라고, 명확한 국가의 경계는 인류적인 차원에서 살피면 지엽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나 자신 또는 내가 속한 국가가 능력이 생기고 안정이 되면 얼마든지 휴머니티를 발휘할 수 있다고 자위하기 때문에 심각한 결함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보수와 진보는 적대의 관계가 아니라 자유민주주의에서 서로의 단점을 견제하는 보완하는 수단이 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현실이 답답할 뿐이다. 
 
몇 년 전에 한 40년 만에 중학교 때 단짝 친구를 만난 적이 있다. 그 친구는 사법고시 공부를 하고 있어서 가정도 많이 혼란스러운 상태였다. 시험공부는 일종의 현실도피에 가까울 정도였다. 그 친구의 아버지는 선생님이어서 비교적 안정되고 순탄하였으며, 내가 느끼기에 유복한 생활을 했기에 부러움을 샀던 친구다. 40년 만에 재회해서 반갑다며 가끔 술도 한 잔 하면서 회포도 풀며 지내던 중 하루는 정치 이야기를 하게 되었는데,  그 친구가 말하기를 내가 보수적인 성향인 게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 한다. 그래서 내가 반론했다.  내가 왜 국가를 욕해야 하냐. 당신은 국가를 위해서 떳떳하게 자랑할 만한 일을 한 것이 있나. 어떻게 국가가 모든 국민들의 일거수일투족에 감시를 하고 부족한 것들을 채울 수가 있나.  그것은 이상을 넘어 망상이니까 착각하지 말라고 격론 했다. 그날 그 친구는 나한테 실망했다고 말했다. 다른 사람이면 몰라도 친구인 네가 그럴 수 있냐고. 혼자서 흥분해서 하는 말이 나에게 친구 될 자격이 없다면서 절교하겠다 선언하고는 헤어졌는데, 그 이후 몇 번 전화를 시도했는데 아직까지 만나지 못하고 있다. 그 친구는 동창회에도 나오지 않고 자기 혼자만의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어쩌면 지금쯤 근거도 없는 촛불을 들고 선동꾼들의 소모품으로 부하뇌동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 친구를 보면서 보수와 진보 간의 이념의 차이가 왜 문제가 될까. 아무리 생각해 봐도 아직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친구도, 우정도, 사랑도, 기쁨도, 슬픔도 상존의 개념이다. 항상 기쁘게만 살아갈 수 없는 게 인생인데, 그 친구는 기쁨으로만 살아가려 하는 것은 아닐까. 세상 모든 일에서 자신이 신봉하고 자신이 알고 있는 것만이 진실이 아닐 것이며, 설령 진실이라 하더라도 강요할 수는 없다.
 
나는 국가를 사랑한다. 현재 우리나라가 선택한 자유민주주의를 신봉한다. 그리고 우리가 우리 손으로 만든 헌법적 가치를 존중한다. 헌법에 문제가 생기면 국민들이 고치면 되는 자유가 보장되는 대한민국을 사랑한다. 그 누구도 헌법의 가치를 훼손할 수는 없다. 알량한 촛불 몇 개로 헌법을 모독하는 사람은 대한민국의 주체적인 국민이 될 자격도 없으며, 같이 살아갈 가치도 없다고 생각한다.
 
지금 진보적인 성향을 가진 언론이나 정치인 그리고 각계각층의 시민단체들. 그들은 정녕 무엇을 걱정하며 촛불을 드는 것일까. 분명히 자신하건데 국가의 행복한 미래를 염려해서 하는 행동은 아닐 것이다. 그들은 태극기를 들지 못하는 반국가적인 이념에 집착하는 사람들이며, 그들에게 국가와 국민은 그들이 권력을 찬탈하고 그것을 누리기 위한 무대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자신들의 권력찬탈을 위해서 코드가 맞는 언론과 결탁하고, 자신들의 범법행위를 감추기 위해 검찰과 결탁하며, 온갖 잡설로 국민들의 눈과 귀를 막는데 매몰된 족속들이다. 여기에는 자칭 보수라며 건들거리는 얼치기 보수도 예외는 아니다.  보수든 진보든 태극기 앞에 떳떳하지 못하면 진정한 대한국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박근혜 대통령과 문재인 후보가 대선에서 붙었을 때, 우리는 대한민국에서 최고의 리더를 선택한 것은 아니었다. 어쩌면 차선이 선택되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어쩌겠는가.  우리나라의 운명인 것을. 우리에게 주어진 운명을 잘 관리해서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를 잘 지킬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그런데 일부 보수라고 자칭하는 사람들이 박근혜를 찍었을 때, 대한민국에서 최선을 선택할 수 있었는데 그렇지 못했다고 억울해한다.
 
우리는 둘 중에 한 사람. 아니 이정희 후보를 포함해서 셋 중에 한 사람을 헌법이 보장하는 범위 내에서 선택했을 뿐이다.
그런데 투표를 잘못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당신은 보수의 진정한 가치를 모르는 얼치기 보수다.
 
시간은 세상의 모든 허물을 벗겨 낼 수 있는 유일한 도구이다. 우리에게는 기다릴 줄 아는 지혜도 필요하다. 역사의 수레바퀴는 시간과 기다림의 역학관계에 의해 굴러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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