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서울희망레이스(Half - 15)

2012년 서울희망레이스

 

아침일찍 신발끈을 동여맨다.

메이저대회를 앞두고 연습삼아 가볍게 뛰어보자.

그렇게 마음 먹었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연습이 부족한 탓이다.

마라톤 출전 횟수를 늘려가면서 요령도 생기고 게으름도 많이 늘었다. 

아직 마라톤이 두려운 것은 사실이다.

처음에는 그 두려움을 이기기위해 열심히 연습했다.

지금의 나는

여전히 두려워 하면서도 연습보다는 핑계를 늘려간다.

그만큼 마라톤이 어려워지는 것이다.

메이저 풀코스 대회 두개를 앞두고 연습이 많이 부족함을 안다.

마라톤은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몸으로 답해야 한다.

몸은 준비되지 않으면 이겨내지 못한다.

오늘 하프코스를 뛰는데도 거품을 물어낸다.

16km 지나면서부터 허벅지 경련이 인다.

그냥 계속 뛰면 주저앉을 것 같아 잠시 걸으면서 스트레칭을 해본다.

누구를 원망 할 수도 없다.

모든 잘못은 내 자신에게 있다.

그나마 오늘 하프코스 였으니 천만다행이다.

풀코스를 이렇게 준비하지 않은채 덤볐다면 큰일 날 뻔했다.

춘천마라톤이 2주 앞으로 다가왔다.

어떻게 준비해야할까.

무조건 뛰면서 근력을 키워야 하는데..

세상에 쉬운 일은 없구나.

 

가을.

한 해의 농사를 갈무리하면서 겨울을 준비해야 한다.

여름동안 게으름을 많이 피웠던 탓일까.

거둬들일 것이 없다.

괜스레 마음만 급하고

곱게 물들어가는 단풍을 보며 긴 한 숨을 쉰다.

 

그래도 뛰자.

지금이라도 뛰지 않으면 주저앉을 수도 있음을 의심하지 말자.

입 꾹 다물고

주먹 불끈 쥐고 뛰자.

뒤도 돌아보지 말고 뛰자.

 

 

 

 

 

 

 

 

 

 

 

 

 

 

 

 

 

 

 

 

 

* 일      시 : 2012년 10월 14일

 

* 종      목 : Half

 

* 기      록 : 1시간 55분 25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