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코리아 골드 마라톤
강추위 속에서도 걸음을 멈출 수는 없다.
그것은 내게 주어진 숙명이며 내가 만들어 가는 운명 같은 것이다.
동절기에 접어들면서 연습을 충실히 하지 못했던 점을 감안해서 천천히 뛰어야 하리라 다짐하며 출발선에 섰다.
언제나 출발선은 가슴을 두근거리게 한다.
비단 마라톤 뿐만아니라,
새해를 맞거나, 새 학기를 시작하거나, 새 사람을 만나거나,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마다 그 출발선은 언제나 호기심과 기대감으로 설렌다.
다행히 생각보다는 덜 추워서 뛸 만 하지만
옷 속을 파고드는 차가운 공기의 느낌이 폐부를 드나들며 압박하는 찬 공기와 묘한 조화를 이룬다.
언제나 그렇듯이 처음 3km에서 5km까지의 구간에 이르면 호흡이 불안정하고 다리 근육도 제 자리 찾느라 뒤틀려서 그만 뛰고 싶은 구간이다.
그래도 어쩌랴.
이 구간만 지나면 등어리에 땀이 베이면서 호흡도 안정되고 견딜만 하다는 것을 몸으로 체득한터라 꾹꾹 눌러 참는다.
10km 쯤 달릴 때, 무릅에 통증이 생긴다.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증상이라 마음이 혼란하다.
일단 달리기를 멈추고 걸으면서 생각한다.
여기서 멈춰야 하리라.
다음에 달리기 위해서는 멈추는 것이 바람직하리라.
아니다.
이번이 마지막일지도 모르겠구나.
별 생각이 다 든다.
200m 정도 걸으면서 무릅을 돌려보며 다리를 풀고 다시 가볍게 뛰어 본다.
조금은 불편하지만 뛸만하다.
그렇게 다시 이어달린다.
힘이 들어도 마냥 이렇게 달릴수만 있으면 좋겠다.
새해들어 첫 마라톤에서 무사히 완주 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무리하지 말고
서두르지도 말고
오랫동안 내가 나와 함께 달릴 수 있기를 소원하며
모든 달림이들의 건강과 행운을 빈다.
* 일 시 : 2012년 1월 29일
* 장 소 : 경기도 하남시 미사리 조정경기장
* 기 록 : 1시간 49분 08초(하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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