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트레일런 산악마라톤
땀을 흘리고 성취감을 느끼는 것도
달리는 사람들의목표가 될 수 있겠지만,
이번 경우에는
막연하게 쌓아 두었던 두려움을 털어내는 기분이었다.
대회를 앞두고 준비를 충실하게 하지 못했기 때문에 두려움은 더 많았다.
막상 대회 당일이 되자
갑자기 불어닥친 한파로 마음은 더욱 무거웠다.
그렇지만 예정된 길이기에 돌아갈 수는 없다.
쌀쌀한 한기를 안고 헉헉대며 산을 올랐다.
힘든 가운데서도
행복을 찾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달리게 한다.
찬바람이 많이 불어서
달려도 추위를 떨쳐내기는 쉽지 않다.
이마에 나는 땀이 모자 창 끝에 맺혀서 고드름이 되는 모습은
더욱 더 강하게 만드는 묘한 힘이 생긴다.
청계산 매봉 중턱 쯤에서 생각지도 않게 지인을 만났다.
1,500 계단을 쉬지 않고 힘차게 오르는 중에 만났으니 반가움이야 말할나위 없다.
잠시 호흡을 고르고 함께 할 수 있어서 위안이 된다.
삶이란 그런 것이리라.
내가 힘들 때,
뜻하지 않게 동무를 만나서 잠시 동행한다는 것.
행복의 또 다른 이름이리라.
인능산에 오르는 중
아니라 다를까 다리에 경련이 일어난다.
준비가 소홀했으니 누구를 탓할 수는 없는 일.
함께했던 친구에게 조금은 미안하지만 충분히 이해하리라 믿는다.
다리를 주무르면서
경련을 풀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데
눈 앞에 보이는 진달래 나무에 철 잃은 분홍빛 꽃이 피었다.
가을이 길어지면서 봄볕인줄 알고 꽃을 올렸겠지만
이 한기를 어떻게 감당할까.
초봄의 한기와 별반 차이가 없어서 오늘 하루는 견디겠지만
다가올 겨울은 어떻게 견딜까.
나는 네가 더 이상 견딜 수 없음을 안다.
보호 해 줄 수 없는 마음이 더욱 안타까울 따름이다.
진달래꽃 너를 만나고부터는
다리의 경련이 조금씩 풀린다.
참 고맙고 다행한 일이다.
무사히 결승점에 도달 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
무엇보다도 올 한 해 큰 부상없이 달리기를 마칠 수 있어서 다행스럽다.
함께 했던 지인들도
올 한 해 무사하게 달리기를 마쳤으니 그 또한 행복한 일이다.
이제
내년의 달리기를 위해서 준비해야 할 시간이다.
지금 마음 같으면 충실하게 연습하리라 다짐하지만
추운 겨울에 착실하게 연습 할 수 있을지는 장담키 어렵다.
그렇지만
잘 달리기 보다는 건강하게 달릴 수 있기를 바라면서
올 한 해 길고 험했던 역정을 접는다.
* 일 시 : 2011년 11월 20일
* 코 스 : 수서역 - 대모산 - 구룡산 - 개나리골 - 옥녀봉 - 매봉 - 이수봉 - 옛골 - 인능산 - 세곡동
* 거 리 : 28km
* 기 록 : 5시간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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