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 아라뱃길 마라톤
단풍이 곱게 물들고 벼가 황금색으로 익어가는 계절에 우리는 달린다.
그 길에서 반환점이 없다면 아마 일찌감치 포기했을지도 모른다.
삶에 있어서 굴곡과 반환점이 있다는 것은 음악의 리듬과 다름아니다.
리듬이 없는 음악은 이미 그 존재가 무의미하듯
삶에 있어서도 굴곡이 없다면 우리 삶의 모습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쉬운 상상으로는 가닥이 잘 잡히지 않는다.
800년 전 고려 사람들이 인천 앞바다와 한강을 연결하는 운하를 꿈꿨다 한다.
경인 운하는 이제 긴 꿈에서 깨어난다.
운하를 통하여 새로운 뱃길을 열고, 그 길을 따라 상업용 선박이 다니고 관광선이 다닐 예정이라 한다.
경제적인 측면에서 얼마나 효율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모델이 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 길을 따라 마라톤을 뛰면서 느꼈던 점은
상업적인 수익을 기대하기는 그리 쉬운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다.
김포에 위치한 한강 하류와 인천 앞바다까지의 거리가 그리 멀지 않아 자동차로 이동하는 것이 더 수월하지 않을까.
고려시대에는 육상 이동 방법이 좋지 않았던 때라 해상 운송방법을 꿈꿨겠지만,
지금은 육상 이동 수단이 워낙 발전 하였기 때문에 상업적 운송 수단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생각이 든다.
다만, 아름다운 경관을 꾸며 관광선으로 이용하면 어느정도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 역시도 선뜻 손을 들어 주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다.
왜냐하면,
뱃길 주변의 경관 자체가 자연적인 경관이 없는 곳이어서
거의 다 인공적인 경관을 꾸몄다는 점에서 관광객들이 쉬 식상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돈과 정성, 그리고 주변 주민들의 설득과 양보를 통하여 만들어진 뱃길이
오랫동안 사랑 받을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처음에는 '아라뱃길 개통기념 마라톤'으로 기획 했다가
공사 준공이 늦어져 개통시기를 늦출 수 밖에 없었나보다.
그래서 대회 공식 이름을 '경인 아라뱃길 물길 연결 기념 마라톤' 으로 급조한 느낌이 든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뿐만 아니라 아직 주변 정리도 덜 되었고 뒷 손 볼 일이 많이 남아 있어 마라톤을 개최 하기에는 부족함이 많다.
주차장 준비 등 대회 준비도 좀은 엉성하여 처음에는 쉽게 마음이 내키지 않았으나,
마라톤은
출발 라인을 밟는 순간 작은 결점들은 땀방울에 함몰 된다.
그래서 우리는 뒤 돌아 보지 않고 앞만 보고 달린다.
결승점을 통과하면서
지나온 길,
그리고 앞으로 남은 길을 되새겨 보는 맛은 삶의 또 다른 의미이다.
그래서 나는 내일도 달리는 길 위에 서 있을 수 밖에 없다.
* 일 시 : 2011년 10월 9일
* 코 스 : 32.195km
* 기 록 : 2시간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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