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분당 검푸마라톤
가끔은 그러고 싶을 때가 있다.
이것 저것 앞 뒤 가리지 않고 무작정 한 가지 일에만 집중하고 싶을 때가 있다.
마라톤을 한다는 것.
그것도 일종의 내 자신에 대한 체면을 거는 일이다.
세상 일이 복잡하게 엉켜 있고,
되는 일도 없고 안 되는 일도 없고..
그러한 때에는 무작정 걷거나 뛰어야 한다.
그것은 내가 살아가기 위하여 선택한 또 하나의 방정식이었다.
그렇게 시작한 마라톤이
이제는 습관처럼 나를 가둔다.
나태해질 때에는 독려하고
자신감이 지나쳐 좀 나댈 때에는 적당하게 견제한다.
마라톤에는 덤이나 요행이 끼어 들 틈이 없다.
그것은 내 삶의 정확한 지표가 된다.
준비가 좀 소홀했다 싶으면 조금의 에누리도 없이 기록으로 나타난다.
기록보다도 몸이 먼저 알아차린다.
마라톤을 할 때마다
기록을 떠나서 편안하게 결승점을 통과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그렇게 할 수만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호흡이 잦아들고 몸이 뒤틀리는 고통 없이 결승점을 통과할 수 있다면 나는 달릴 것이다.
내 삶의 종착역까지 달릴 것이다.
마라톤 횟수를 늘려 갈수록 작은 부상을 피할 수 없다.
이것 또한 삶의 장애물이지만 버릴 수는 없는 일이다.
나로 인하여 관계된 모든 것은 내가 책임져야 할 일이기 때문이다.
또 다시 나는 마라톤의 출발점에 서기 위하여 마음을 다잡아 본다.
빨리 가는 것 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잘 안다.
그러기 위해서는 행복한 달리기를 염원하는 것이다.
달려서 행복할 수 있다면 무엇을 더 바랄까.
* 일 시 : 2011년 4월 17일
* 코 스 : 중앙공원 - 탄천 - 중앙공원(하프)
* 기 록 : 1시간46분 36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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