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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 라 톤

한강시민마라톤(half -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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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시민마라톤

아름다운 길

새로운 날을 위하여

지난 추억을 가슴에 담기 위하여 달린다.

한 해 동안 많은 길을 달렸다.

나는 얼마전까지만 해도 길 위를 달린다는 생각을 못했다.

 

그냥 걸으만 가기에도 힘든 길을 왜 달릴까?

그렇게만 생각했던 길을

이제는 계절을 가리지 않고 달린다.

달린다는 것은 언제나 힘든 일이다.

그런줄 알면서도 부지런히 달린다.

그 끝이 어디일까. 생각해 보지만 아직은 알 수가 없다.

 

한강변을 달리면서

더이상 달리기를 할 수 없을 때에 나는 어떤 모습일까.

곰곰히 생각해본다.

내가 달리지 않는다는 것은

달린다는 것에 대하여 더 이상의 의미가 상실되어서 내 자신이 실증을 낼 때.

더 달리고 싶지만 육체적 정신적인 결함 때문에 달리지 못할 때.

어떤 경우가 되었건 쓸쓸한 일이다.

지금은 아무 생각하지 말고

내가 달릴 수 있을 때까지 열심히 달리는 수밖에.

달리는 길 위에

친구가 있고, 함께하는 선배들이 있기에 달리지 못할 이유가 없지 않는가.

 

나는 달린다.

왜 달리냐고?

마지막 단 한 번의 마라톤을 위해서 나는 달린다.

그리고 나서 소탈하게 웃고 싶다.

그때까지는 그냥 달리자 친구야!

마라톤을 하고나서

사진을 정리할 때마다 느끼는 점이 있다.

마라톤 사진에는 달리는 사진이 없다.

환경적 장애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마라톤 사진에 달리는 사진이 없다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다.

그래도 폼나게 달려보자.

힘이 닿는 그때까지는 아무말 하지 말고 달리자.

 

 

 

 

 

 

 

 

* 일     시 : 2010년 12월 19일

 

* 장     소 : 여의도 한강시민공원

 

* 기     록 : 1시간 43분 53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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