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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 行

계룡산에서 우정을 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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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룡산에서 우정을 담다

 

빡빡머리 깎고

세상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막연함이 더 많았던 그 시절에는 인생 뭐 있을 줄 알았다.

그러나

그것도 세월이라고 한 30년 더 살면서 부대껴보니

인생 뭐 없다는 것도 알겠다.

 

그러고 보니 세월의 탑을 어느 정도는 폼나게 쌓았나 보다.

어느새 친구들은 산을 좋아하게 되었고

산에서 색다른 우정을 발견할 줄 아는 지혜도 생겼다.

산에서 한 번 보자고 흘리듯이 한 약속이었는데

전국에서 새벽잠을 설치고

장대비를 뚫고,

잊었던 우정을 찾으러 나선 친구들은 흡사 전사 같은 결의로 가득 차 있었다.

 

학교 졸업하고 처음 만난 친구들도 있다.

처음에는 다소 서먹한 어울림이었지만,

그 벽을 허무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그만큼 우리들은 영혼이 많이 닮아 있는 까닭이다.

친구란 하나의 영혼을 둘이서 나눠 가진 자들이라는 말이 있듯이

만나자마자 끌어안고 호호대며 웃다 보면

서로에게는 울타리가 필요 없음을 느낄 수 있다.

 

산행의 의미보다는

단순히 친구를 보기 위하여 먼 길을 달려온 친구들도 있다.

땀을 흘리며 오르는 산행도 나름대로 멋있겠지만,

친구가 있는데..

그곳이 산이면 어떻고, 바다면 어떻겠어

그냥 우리는 친구니까 이렇게 만나야 하고

기쁠 때는 함께 기뻐하고

슬플 때는 함께 슬퍼할 수 있다면...

오늘 이 순간은 친구였기에 마음껏 웃을 수 있다.

 

멋진 친구들아!

인생 뭐 있어?

우리의 아름다운 우정이

마음껏 웃을 수 있도록 자주 뵙자꾸나.

 

 

 

 

 

 

 

 

 

 

 

 

 

 

 

 

 

 

 

 

 

 

 

 

 

 

 

 

 

 

 

 

 

 

 

 

 

 

 

 

 

 

 

 

 

 

 

 

 

 

 

 

 

 

 

 

 

 

 

 

 

 

 

 

 

 

 

 

 

 

 

 

* 일     시 : 2010년 6월 13일

 

* 산 행 로 : 동학사 주차장 - 남매탑 - 삼불봉 - 관음복 - 은선폭포 - 동학사 - 동학사 주차장

 

* 산행시간 : 5시간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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