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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 行

계룡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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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룡산

 

인연법을 따라

계룡산에서 또 한 호흡을 멈춘다.

정겨운 사람들

오랫동안 잊은듯이 지내다가 엉겹결에 만나고나면

입맛을 잃은 봄날에

향긋한 미나리 겉저리에 파장을 곁들여 맛깔나게 비벼서

한 입 불룩 넣고는 꿀꺽 삼키는 맛이다.

 

오랫동안 별러왔던 계룡산 산행이다.

지인들이랑 함께하는 산행이어서 그 감회 또한 새롭다.

각자

자기들에게 주어진 삶의 울타리를 뛰쳐나오기가 쉽지 않은 탓에

모처럼만의 기회는 더 없이 소중하다.

때마침 심술궂던 봄날씨가

좋은 일이 생겼는지 연신 벙글거린다.

행복한 사람들...

그 만남부터가 아름다움이다.

 

 

이마에 송글송글 땀이 맺일 즈음에 우리는 남매탑에 도착했다.

오랜만에 산행을 하는 사람들은 여기까지 오기도 쉽지 않을터인데...

호흡을 몰아쉬며 돌아갈까 마음을 저며보다가

남매탑에 얽힌 전설을 가슴에 담으면 마음과 몸이 평온해진다.

그래서 삼불봉으로

다시 조금만더..

관음봉으로 산행을 이어간다.

 

 

 

 

 

 

 

행로가 가파르고 암릉 구간이 많지만

계단과 안전난간을 많이 만들어놔서 그리 위험하지는 않다.

산행을 이어가면서

전국의 도사들이 왜 계룡산에 들어와서 수도하는지를 생각해본다.

겉보기에는 아주 평범하여 여느산과 다를게 없다.

그런데 왜 그들이 이 산을 찾는걸까.

나는

내공이 모자라 그들의 내심을 알수가 없다.

그들은 그들만의 心氣를 느낄 수 있는 센서를 갖고 있나보다.

 

 

 

 

 

봄볕에 고개를 내민

노란 꽃무리...

지친 산객들의 가쁜 호흡을 다듬어준다.

이 척박한 땅에 뿌리를 내리고

이렇게 순수하고 예쁜 꽃을 내놓기까지 얼마나 마음 졸였을까.

생각만해도 가슴이 아리다.

 

  

 

하산하는 길에 계룡산에 많이 서식하는 이끼도룡뇽을 만났다.

이렇게 스치듯 만나기 위해서 우리는 또 얼마나 많은 인연을 쌓아왔을까.

부디 행복하게 오래 살았으면 좋겠다.

계룡산도

이끼도룡뇽도

사람들도

서로가 호흡할 수 있고

서로를 배려할 수 있는 아름다운 인연이기를 바란다.

 

은선폭포가 내뿜는 기백이 예사롭지 않다.

비록 물줄기가 가늘어서 왜소해 보이기도 하지만

끊임없이 이어지는 물줄기의 저력을 담을 수 있어서 좋다.

나도 폭포의 물줄기처럼

세상을 향하여 끊임없이 사랑을 베풀 수 있으면 좋겠다.

 

 

 

 

외로이 홀로 핀 산철쭉이 곱다.

가끔은 너를 만나기위해서 산을 오른적도 있건만

일기가 불순한 올 봄에는 얼마나 송신했을까.

그래서 앞뒤 가리지 않고 이렇게 불쑥 꽃잎을 내밀었나보다.

아직 한달은 더 지나야 볼 수 있을까했는데

이렇게 엉겹결에 만나고보니

내 마음이 짠하다

이왕에 꽃을 피웠으니 어쩔 수 없다만은

지금부터라도 서두르지말게나

차분하게 삶을 정리하면서 살아갈 수 있으면 고맙겠다.

 

 

* 일     시 : 2010년 5월 2일

 

* 산행로 : 동학사 주차장 - 남매탑 - 삼불봉 - 관음봉 - 은선폭포 - 동학사

 

* 산행시간 : 5시간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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