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강 래프팅
아리랑 가락에 지친 심신을 달래며 뗏목을 싣고 나르던 뱃길...
그 옛날 선조들이 삶의 터전으로 삼았던 물길따라
우주선 같은 보트를 타고 이름도 요상한 래프팅을 한다.
동강은 태백의 검용소에서 발원하여 골지천을 이루다가 정선의 석병산에서 발원한 임계천과 합류하여
이어오다가 평창의 황병산에서 발원한 송천과 합수하여 조양강이 된다.
다시 조양강은 오대산에서 발원한 오대천을 삼키고, 고한에서 발원한 동남천을 끌어안는다.
이어 그는 동강이 된다.
동강은 영월의 동쪽을 흘러서 서쪽에서 흘러나온 서강과 합류하여 남한강이 되며,
동강에는 갖가지 희귀 동식물과 천연기념물인 백룡동굴이 있으며 경관이 멋진 어라연이 있다.
이곳에 동강댐을 건설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이후 수많은 환경보호단체의 거센 저항으로 그 계획이
거의 무산되었다.
동강 래프팅을 하면서 왜 댐을 여기에 만들어야 하는가를 생각했다.
지형적으로는 아주 좋은 곳이다.
댐 건설비용을 최소화해서 큰 댐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측면에서 동강 주변에서 서식하는 동식물은 제대로 살펴 볼 수가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주변 경관은 정말 멋진 곳이어서 후손들에게 남겨두고 싶은 곳이다.
아름다운 이 강산이 물에 잠기지 않았으면 좋겠다.
동강에서 래프팅을 즐기면서 한 나절
맑은 물에 빠져보기도 하고
급류를 타면서 아찔하게 스쳐가는 기분도 꽤 괜찮다.
수량이 조금은 모자라서 아쉬움이 남는다.
우리나라에서 래프팅을 즐길 수 있는 곳이 그리 흔하지는 않다.
한탄강이나 내린천에서도 래프팅을 하지만 동강은 그 대표적인 장소이다.
뗏목을 타고 목재를 운반하던 그 길을 ...
우리는 놀이문화로 이어가고 있다.
보트를 타고 내려오는 내내 뗏목을 생각했다...
이 물살에서 뗏목이 흐트러지지 않고 어떻게 지날 수 있을까..
갑자기 큰 물이 져서 뗏목이 다 떠내려가면 어쩌나...
저마다 핑계만 축축 늘어져서 좀처럼 같이 호흡하기 힘든 가족들과 오랜만에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서
함께 장난치며 웃을 수 있어서 좋았다.
귀한 시간 함께 하면서..
옛 사람들을 생각하고...또한 미래에 걸어 올 후손들을 생각한다.
래프팅 하는 동안 주변의 멋진 풍광을 카메라에 담을 수 없어서 아쉬움이 길어진다.
* 일 시 : 2008년 8월 10일
* 장 소 : 강원도 영월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