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記 行

고씨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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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씨굴

 

더위를 잊게하는 그곳..

입구에 들어서면 서늘한 바람이 더위에 지친 몸을 휘감는다.

다소 습기가 베인 바람이지만 한낮의 더위를 감추기에는 안성마춤이다.

 

 

 

 

지금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서 관리되고 있는 고씨굴은 4억년의 신비를 간직한 동굴이다.

임진왜란때 고씨 일가가 피난처로 숨어 지냈던 곳으로 고씨굴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입구에서 조금 들어가면 고씨 일가가 기거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넓직한 장소가 나온다..

그들의 삶을 생각하게 한다.

전쟁과 피난...

그리고 목숨을 보존해서 생명을 이어가며 후손들의 안위를 걱정했던 선조의 삶..

인간은

아름다운 자연의 한 조각이다.

 

 

 

천정에는 박쥐가 서식하고 있다.

연일 많은 사람들이 뿜어대는 욕심으로 가득찬 독약같은 입김을 어떻게 이겨나가고 있을까.

더 깊이 들어가면 산소가 부족해서 머리가 띵해져 온다.

왜...

인간은 머리를 들이밀고 동굴을 찾아가는가.

대단한 탐사를 하는것도 아니고..

그냥 놀이삼아서 들락거리는 인간들 때문에

동굴 생태계가 무너지고 있는건 아닐가.

거기서 뭘 찾으려는가.

기껏 찾아서 마음에 담아온게 또 다른 허영은 아닌지...

 

 

그곳은...

사람들이 들어오지 않았을때 더 아름다웠다.

고씨굴이라는 이름을 얻지 않았을때 더 자연스러웠다.

 

인간은

인간 자신들의 눈으로 봐야만 그 가치를 인정한다.

그렇지만...

인간이 보지 못하는 곳에 더 많은 절대의 가치가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하는

우매함을 어찌 탓하랴.

그러기에 인간인것을....

 

아이들도...

인간이 가치의 중심에 있다는 사고를 빨리 버릴 수 있으면 좋겠다.

인간은 이 세상에서 가치의 중심이 아니라.

가치의 변방에 있는 것이며...

그러기에

항상..

아름다운 겸손을 배울 수 있으면 좋겠다. 

 

* 일      시 : 2008년 8월 10일

 

* 위      치 : 강원도 영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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