柳湖蓮池 유호연지
거기..
유년의 꿈이 고스란이 옹알거리던 곳
철모르던 시절에 연밥 서리해서 줄행랑치며 시시덕 거리던 곳..
때로는 순수하게
때로는 화려하게
때로는 다소곳이
아름다운 연꽃은 지난 세월을 잊었는가
한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곱게 피어 오른다.
텃밭에는 도라지 꽃이
연꽃의 향기를 질투하듯 깃을 세운다.
푸름이 넘실대는 팔조령 건너 저편에
잃어버린 자존을 찾으려는듯
팔월의 따가운 햇살을 온몸으로 버티며 자존을 지켜가는 그대...
언제
찾아도 반갑게 맞아주는 당신..
어느때에는
객지 생활에서 지친 심신을 보듬어 준다.
참깨를 맺기 위하여 깨꽃이 벌을 유혹하는
우리들의 팔월에는
푸른향기가 폐부 깊숙이 배여든다.
그래서 내 향기는 언제나 싱그럽다.
아름다운날에...
아름다운 모습으로
아름다운 사랑을 맺을 수 있다면
세상 부러울게 없노라.
채송화도...
코끝을 실룩이며 까치발로 고개를 들어본다...
연꽃이 그를 보며 빙긋이 웃어주는 모습이
못난 나에게 깨달음을 일러준다.
환희와...
수줍음..
자랑하지 않는 겸손한 아름다움에 나를 담궈본다.
나도 그를 닮고싶다.
그렇게 은은한 꽃잎이고 싶다.
분홍빛 향기는
떨떠름한 이기심을 미처 들어내지 못한 나에게
군자의 덕목을 일러준다.
자고로
군자는 연꽃같이 청빈하고 고고하여야 한다.
더러운 연못속에서도
그 더러움에 물들지 아니하는
청정한 아름다움이여...
그대 ..
나를 일으켜주오.
고된 삶에서 청정하고 고운 힘을 얻고자 하나이다.
연지에서
낚시를 드리운 사람...
그는 신선을 꿈꾸며
신령스러운 향기속에서 인간을 찾고 있는가...
당신에게서
고기는 어떤 의미일까요.
* 일 시 : 2008년 8월 3일
* 장 소 : 청도 유호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