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記 行

현등사의 초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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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등사의 초파일

 

부처님은 왜 깊은 산속에만 깃드는 것일까.

최근에는 도심 주변에도 큰 규모의 사찰들이 속속 들어선다.

초파일을 맞아 현등사에도 부처님을 맞을 준비가 한창이다.

 

 

사람들에게

큰 사찰에는 부처님의 염력도 커지리라는 기대감이 있나보다.

큰 사찰에 다닌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작은 절에 다니는 사람들을

우섭게 보는 경향이 있다.

그것은 절에서 뿐만아니라

교회나 성당에도 같은 흐름의 인식이 존재하는듯하다.

 

 

왜...

예수님이나 부처님은

큰 시설을 좋아할까.

 

그것은 착각이었다.

큰 시설을 좋아하는 주체는

예수님이나 부처님이 아닌 사람이었다.

 

 

작고 초라한 곳에서도

얼마든지 좋은 기도를 올릴 수 있다.

사람들은

기도를 올리기 위한 장소로 종교시설을 이용한다기 보다는

기도의 댓가를 바라는 마음이 앞서기 때문에

큰 종교시설에 의탁하는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면서

자칫 교만해지기까지 한다.

 

 

누구를 위하여 기도하는가?

자신을 위해서 기도하는가?

그러려면 굳이 크고 화려한 종교시설을 이용할 필요가 있겠는가?

집에서 정한수 한 그릇 떠 놓고 기도를 한다면..

그 기도가 멋없고 하찮아질까....

 

자신을 위해서만 기도가 필요했다면...

종교에 의탁할 필요가 있겠는가?

내가 아닌 우리를 위해서

아니,

인류 전체를 위한 대승적 기도를 할때만이 종교는 우리에게 진정한 의미로 다가오지 않을까. 

 

현등사는 오래된 사찰이기는 하지만

크거나 화려하지는 않다.

우리는 발길따라 현등사에 들렀다가

마침 초파일을 준비하는 연등을 볼 수 있었다.

손님들을 맞기위한 잔치준비에 분주하다.

 

부디 아름다운 기도로 세상이 맑아졌으면 좋겠다.

작은 돌탑을 쌓아 올리는 작은 정성만큼의 기도는 내게 내려 주시고..

 

그 보다 더 큰 기도는

우리를 위하여

인류를 위하여

우주를 위하여

그렇게 밝아지기를 기원합니다.

 

 

이름모를 풀 꽃 한 송이 에도

소중한 불성이 깃든다는데..

나는

행여,

세상을 건방지게 바라보고 있지는 않는가.

 

* 일     시 : 2008년 5월 11일

 

* 장     소 : 경기도 가평군 운악산 현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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