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 유등제
산 허리, 밭 언덕마다
송이송이 하늘에서 흩뿌려졌다.
분홍빛 고운 마음들이 지천으로 널려있다.
옆집에 있던 배 꽃도 이에 질세라
덩달아 하얀 꽃을 피운다.
눈부시게 하얀 꽃잎에는 애잔하게 농부를 사랑하는 마음이 새겨진다.
봄인줄 저는 어떻게 알았을까.
유채꽃도 노란 물감을 듬뿍 적셔 붓놀림이 바쁘다.
아름다운날
청도천 둔치에서는 유등제가 열렸다.
잘난척하거나 그리 화려하지는 않지만
그들만의 조용한 축제가 봄 밤하늘에 붉은 등을 띄운다.
축제에 참가한 사람들의 눈을 사로잡으려는 욕심에 불꽃놀이를 한다.
깜짝스럽고 자주 보지 못하는 풍경이라서 이채롭기는 하지만
시골 밤 하늘에 터지는 불꽃은 아름답기 보다는 거추장스럽다.
그냥 조용한 밤에 은은히 떠 있는 유등축제였으면 더 좋았을걸..
무대에서는
신이 오른 스님이 춤을 춘다.
사람들...
스님이 춤 춘다는 것 만으로도 화제다.
승무를 춘다면 그리 화제거리가 될 일도 아니지만,
스님은 빠른 템포의 댄스음악에 몸을 내맞기고 광기어린 춤을 춘다.
눈을 꼼짝못하게 잡아둔다.
좋은 전도 방법일까.
아니면,
저러다 종단의 큰 스님들로부터 내 몰리면 어쩌려나..
낮에는 복숭아꽃 배꽃 등 갖가지 꽃들이
온 천하를 수 놓고
밤에는 아름다운 등이 어둠을 밝힌다.
부디 그들의 바람대로 한치라도 세상이 더 밝아졌으면 좋겠다.
등을 밝힌 밤이 저물어간다.
등 불빛에 작은 소망을 새겨 넣어본다.
國泰民安
太平聖代
人類平和
家族健康
事業繁昌 ...........
* 일 시 : 2008년 4월 12일
* 장 소 : 경북 청도군 청도천 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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