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記 行

아침고요 수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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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고요 수목원

 

꿈이 영글어가고 있다.

왜 그런 꿈을 꾸었을까.

한 원예학자의 순박하고 아름다운 꿈은

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감동을 새긴다.

이렇게 엄청난 정원을 만들었으니 꿈은 이루어진 것일까. 

아직 못 이룬 꿈자락이 남았으리라.

 

경기도 가평군 축령산 기슭에 옹골차게 자리잡은 아침고요 원예수목원은 휴일을 맞아 휴식을

얻어가려는 수많은 사람들을 맞느라 지쳐간다.

사람들이 오히려 이 아름다운 정원에게 휴식을 돌려주어야 할 것 같다.

안쓰럽기까지 하다.

 

수천종의 나무와 야생화를 비롯한 갖가지 식물들이 형형색색 철따라 계절을 바꾼다. 

한국적인 정서가 담긴 정원을 만들고 싶었던 원예학자는

이 정원을 만들때

손익을 계산하지 않았으리라.

그저 순수하게 아름다운 정원을 세상 사람들에게 선물하고 싶었을게다.

 

잣나무들이 하늘을 향하여 쭉쭉 뻗은 자연생태를 최대한 살리려고 애 쓴 흔적이 여기저기 묻어난다.

골짜기의 돌멩이 하나 하나에 정성은 쏟았으나 건드리지는 않았다.

그냥 자연 그대로 두고 싶었던 마음들이 옹기종기 다정스럽다.

 

정원을 한 바퀴 돌면서 욕심이 자란다.

나도 이런 정원 하나 갖고 싶어진다.

나 혼자만의 정원이 아닌

우리 모두의 아름다운 정원....

 

아침고요 수목원은 자연적인 지형을 최대한 살리려고 했지만

인위적인 손길이 많이 가미되었다.

나는 이 보다는 더 인간의 때가 덜 묻은 정원을 갖고 싶다.

 

세상 살아가면서

알게 모르게 켜켜이 쌓여가는 욕망의 때를

틈나는대로 정원에 들러서 씻어내고 싶다.

향기를 담고 싶다.

 

부족함이 많을수록 질투는 늘어난다.

아침고요 수목원에 자주 들락거리면서

질투를 줄여가고 싶다.

나를 비우고 싶다.

비우는만큼 부족함도 줄어들리라.

 

 

 

 

 

 

 

 

 

 

 

 

 

 

 

 

 

 

 

 

 

 

 

 

 

 

 

 

 

 

 

 

 

 

 

 

 

 

 

 

 

 

 

 

 

 

 

 

 

 

 

 

 

 

 

 

 

 

 

 

 

* 일     시 : 2008년 5월 12일

 

* 위     치 : 경기도 가평군 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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