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등사
운악산 자락에 곱게 자리잡은 현등사.
그리 크거나 화려한 사찰은 아니다.
그냥 스님들이 중생을 계도하고 부처님을 닮고자 수행하는 도량이다.
현등사 일주문은 위엄있게 만들었지만,
절까지의 거리가 너무 떨어져 있어 이질감이 생긴다.
불이문에서 절 본당에까지 올라가는 계단은 108개로 만들어져 있다.
거기에 다음과 같이 적혀있다.
* 108번뇌(108계단)의 진리 *
중생의 번뇌수가 108가지가 있는데
6근(根) 안眼 이耳 비鼻 설舌 신身 의意로
6진(塵) 색色 성聲 향香 미味 촉燭 법法을 대할 때
저마다 호好 오惡 평등平等의 세가지가
서로 같지 않아서 18번뇌를 일으키고
또 고苦 락樂 사捨 의 3수受가 있어
18번뇌를 내니 모두 합하여 36종.
또 이를 삼세三世 과거, 현재, 미래에 배配하여 108번뇌가 된다.
오래된 석탑에 절을 찾는 사람들이 동전을 던져 놓았다.
무슨 바램으로 동전을 던질까..
나는 그 바램들이 이루어지기를 빌며 동전을 던져본다.
이국적인 모습을 한 수행승이 허드랫일에 열중이다.
내가 불도의 깊이를 잘 모르는 까닭에 스님의 일을 짐작 할 수는 없지만..
자신의 깨달음을 위한 참된 정진이 되기를 빈다.
대웅전 격인 극락전의 모습이다.
절에서 느낄수 있는 고풍스러움과 경건함이 저절로 베어난다.
향 내음이 가만히 퍼지는 가을의 경내는 나를 한 없이 겸손하게 가르친다.
스님들이 공부하는 건물 벽에 걸린 목탁은 매스컴을 탓다.
지난 날 새가 둥지를 틀고 간 이름 있는 목탁이다.
매년 초파일을 즈음하여 새가 날아와서 둥지를 틀고 새끼를 부화 하고는..
날아갔다가 다음해 또 다시 생식을 위하여 찾아 든단다.
목탁의 울림의 근원을 찾아 불심을 배워가나보다.
절 한켠에는 여느 사찰과 다름없이 부도가 자리하고 있다.
한 시절 세상 근심을 지운 채 깨달음을 얻기 위하여 정진하다가 돌아가신
스님의 사리를 담고 있겠지..
현등사는 소리없이 가을에 젖어든다.
이 가을 그에게 아름다운 불심이 많이 깃드길 바래본다.
* 일 시 : 2007년 10월 14일
* 장 소 : 현등사
* 위 치 : 경기도 가평군 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