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
큰 아픔이 있었던 건 아니다.
그냥 그럭저럭 4년의 세월을 다 채워가는 마당에 싱글 한번 해 보고 싶은 마음이야 늘 있었지만,
다른사람들처럼 싱글을 하기 위해 안달을 한적은 없다.
처음 접근할 때부터 골프를 해서 뭔 출세를 할 생각이 있었던것도 아이었고,
누구처럼 골프쳐서 돈 내기를 잘 하고 싶은 생각이 있었던것도 아니다.
좋은 친구들과 어울리고,
몸 건강에 보탬이나 되려고 운동 한다는 정신적인 위안을 얻고,
가끔은 거래처 접대를 하기 위하여 시작한 운동이었다.
* 쌍떼힐 CC ,
* 2007년 6월 15일, 08시 26분 티업
* 동반자 : 김희정, 박재영, 김강돈
* 성 적 : 전반 - 38, 후반 - 40, ....합계 78
동반자들이 더 즐거워했다.
내게는 싱글을 진입하는 문턱에서 좋은 동반자들이 증인이 되어 주어 더 없이 반갑다.
연습장에 돌아와서 박종봉 사부님께 고했다.
그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사부님 덕분에 문턱을 넘을 수 있었습니다.
골프를 해 본 사람들은 누구나 다 알것이다.
싱글 문턱을 넘기위해서 얼마나 많는 좌절과 고통을 수반했는지..
참으로 골프란 운동은...
처음 시작할 때는 스트레스 풀고 ..어쩌고 저쩌고... 시작하지만,
시작을 한 후에는 마약처럼 빠져들면서 스트레스를 받는다.
수십번 채를 던져버리고 싶은 충동을 참으면서 이어간다.
나중에는 스스로가 한심하다.
왜 나는 이 운동을 하느냐?
이렇게 안 되는줄 알면서 왜 하느냐?
꼭 이렇게 해야 되는가?
우리나라에서 골프를 하기란 쉽지 않다.
비용도 만만치 않을뿐더러 시간을 내기도 만만하지가 않다.
그렇다고 골프를 해서 돈을 버는것도 아니다.
나는 근 4년동안 라운딩 횟수 78번만에 78타로 싱글에 진입했다.
남들이 보기에는 아무것도 아니지만,
개인적으로는 하나의 이정표다.
물론 싱글을 한번 했다 해서 계속 싱글이 되는 게 아니라는 걸 잘 안다.
어쩌면 더 엉터리로 칠 수도 있을것이다.
그냥 하나의 울타리를 넘었을 뿐, 크게 변화를 기대하지는 않는다.
골프라는 운동을 시작해서
승부에 집착하거나, 할 일을 소홀히 하지 않고,
그렇게 많은 라운딩을 소화 한 것도 아닌 시점에서 싱글에 진입했다는 사실을
스스로에게 자부심을 부여한다.
앞으로 살아가면서 많은 어려운 일들이 많겠지만,
오늘을 또 하나의 이정표로 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