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記 行

한강 - 잠실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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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잠실나루

 

 

현충일...

강에는 국가와 민족을 위해 자신을 묻었던 선조들의 아름다운 영혼이 담겨있다.

한강..

그에게 영령들의 안부를 여쭙고 미래의 천기를 엿듣는다.

잠실나루를 지나치는 강물은 도도하고 위엄있는 저음으로 흐른다.

수도 서울을 가르는 한강...

두팔벌려 그를 마중했다.

 

 

강태공들이 낚시대를 드리우고 고기를 낚는다.

때로는 세월을 낚기도 하고,

고기나 세월을 못 낚으면 그냥 역사를 낚는다.

그들은 낚시대에 걸려오는 역사와의 동물적인 교감을 갖는다.

 

낚시대에 눈치 한마리가 걸려들었다.

한강에는 장어, 가물치, 잉어, 붕어, 빠가사리, 피래미 쏘가리 참게 등 수많은 어종의 물고기들이

살아간다.

개체수도 엄청 늘어나서 강태공들에게는 각광받는 낚시터다.

눈치를 낚은 강태공은 잡히는대로 강물에 풀어준다.

잡는 재미로 낚시를 하는건지.

원하는 어종이 아니라서 살려주는지 알 수 없다.

인간이 먹고 살기위하여 낚시를 한다면 어쩔 수 없지만, 그게 아니라면 참 잔인한 행동이다.

인간의 간악한 취미를 위하여 먹이를 찾아 나섰던 고기는 입이 찢기고 때로는 죽기도 한다.

 

 

잠실대교 밑으로 수중보가 힘차게 물길을 낸다.

아마 우리나라에사 제일 큰 수중보일거다.

잠실수중보에는 쏘가리 천국이다.

그렇지만 수중보는 쏘가리 보존지역으로서 낚시 금지구역이다.

 

예전에는 없었던 어도를 새로 만들었다.

아무래도 엄청난 높이의 수중보를 뛰어 오르기가 쉽지 않으니까 인간들이 물고기들에게

베푼 배려다.

모쪼록 물고기들이 종족번식을 위한 행로에 상처없이 저 어도를 따라 상류로 거슬러 오를 수 있으면

좋겠다.  

 

 

 

 

둔치 잔듸밭에서 아이가 연을 날린다.

아이의 꿈 만큼 높이 오른 동심을 담은 연은 아이의 바람대로 멋지다.

아이는 저 연에 무슨 꿈을 실었을까.

연을 날릴때처럼 아이의 미래도 웃음 가득하고 진지한 동심이기를 바란다.

 

 

 

 

엉컹퀴 꽃에 꿀벌이 작업에 열중이다.

이 꽃 저 꽃 옮겨 다니며 주변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열애중이다.

꿀벌이 안절부절하며 윙윙거리는 걸 보니

꽃이 쉽게 옷고름을 풀어주지는 않는 모양이다.

 

 

노란색의 오이꽃이 너무 곱다.

눈 부시게 노란 오이꽃은 파란 오이를 달았다.

 

잠실나루에 있는 자연학습체험장이다.

갖가지 꽃들과 채소류들이 심어져 있어 아이들에게 학습관이 되어준다.

 

사람을 조롱하듯 뒷꿈치를 따라 다니는 닭둘기다.

삶에 지친 모습인지,

평화스러운 모습인지 분간이 안 된다.

인간들의 유희에 길들여져 날 수 있는 본성을 잃어가는 비둘기는 이제 닭의 유전인자를 키워간다.

평화스러운 모습이라기 보다는 측은함이 크다.

 

 

 

우리의 역사와 함께한 한강의 얼이 오래도록 아름답게 기억되기를 빈다.

 

* 일    시 : 2007년 6월 7일

 

* 장    소 : 한강 잠실나루 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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