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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학교 다니던 시절에 선생님께서는 학교 앞에 있는 불량식품을 사 먹지 말라고 항상 당부하셨다.
그 불량식품의 메뉴는 어묵, 호떡, 뽑기, 제조회사명이 분명치 않는 여러 종류의 과자들이었다.
불량이냐 아니냐를 가리기보다는 사 먹을 돈도 없던 시절이었다.
삐쩍 마른 몰골에 기름기 하나 없는 얼굴에는 버짐이 번져있었고,
퀭한 눈만 껌벅거리던 시절에 불량식품을 선택할 여유도 없었다.
지난 며칠간 몸살을 심하게 앓다가 병원 다녀오는 길에 길거리에서 어묵을 맛있게 먹고 있는 사람들을 만났다.
어묵은 불량식품이 아니라 우량식품이다.
대중들이 몇십 년 동안 애정을 보내주고 애용하고 있다면 불량이라 말할 수 없지 않은가.
길거리에서 맛있게 어묵을 먹고 있다면, 어묵이 설령 불량스러울지라도 그것은 우량식품이며,
어묵을 먹는 사람은 건강한 사람이다.
건강하지 못한 사람은 길거리에서 어묵을 먹을 수도 없을뿐더러 먹고 싶은 생각도 들지 않는다.
불량식품을 건강하게 먹는다는 것은 건강하다는 반증이다.
불량식품을 먹고도 뱃심 좋게 살아간다면, 입에 들어가기 전에는 불량식품이어도 뱃속에 들어가면 우량 식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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