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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書評

[칼럼] 육군사관학교에서 국군을 보다

[칼럼] 육군사관학교에서 국군을 보다
 
호국의 요람인 육군사관학교의 이전 및 사관학교 체계 개편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단순한 지역 이전을 넘어 해군·공군 사관학교와의 통합 문제까지 거론되면서 다양한 의견이 맞서고 있다. 국방 관계기관에서는 군의 전문성과 전투역량 유지 측면에서 신중한 접근을 요구하고 있고, 정치권에서는 국가균형발전 측면만을 강조한다.
 
휴전 상태가 지속되고 있는 현실에서 안보 문제는 어느 때보다 신중해야 한다. 특히 최근 군의 사기 저하와 사관학교 지원 감소가 거론되는 상황이라면, 단순한 구조 개편보다 군의 명예와 자긍심을 높이는 방안이 함께 논의될 필요가 있다. 군인은 장비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사기와 명예, 그리고 국가적 신뢰가 함께할 때 강한 조직이 된다.
 
군의 존재 이유는 전쟁을 억제하고 국가를 지키는 데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실전적 훈련과 첨단 전력 확보가 필수적이다. 특히 최근 전쟁 양상이 무인 체계와 정보전 중심으로 변화하는 만큼 드론을 비롯한 새로운 전력에 대한 논의도 감정이 아니라 전략과 원칙에 기반해 이루어져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군의 역량을 떨어뜨리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일각에서 제기된 총이 아닌 삼단봉으로 보초를 서게 한다는 비현실적인 경계근무 지침 논란은 군인에게서 총을 뺏겠다는 발상이어서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거기에 더해 통일부 장관은 군사분계선 일대 사격훈련과 기동훈련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훈련하지 않는 군대는 전쟁을 치를 수 없을뿐더러 존재 가치도 없다.
 
최근에 윤석열 대통령은 2024년 10월에 평양에 무인기 투입을 지시했다는 혐의로 1심에서 30년 형을 선고받았다. 특검은 윤석열 대통령이 계엄을 위하여 북한을 자극하기 위한 수단으로 드론을 이용했다고 기소한 사건이다. 이 사건 이전에 북한은 청와대 상공을 포함하여 몇 차례 드론을 침투시켰으며, 6,600여 개의 오물풍선을 보냈다. 윤석열 대통령 측은 이에 대한 경고용으로 드론을 보낸 것이라 변론했다.
 
현 정부는 이 사건을 이유로 드론사령부 폐지를 검토하고 있다.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처사다. 드론 공격을 받고 적에게 드론을 투입하지 않으려면 드론을 왜 준비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북한을 자극하지 말아야 한다는 논리로 안보역량을 약화하는 일련의 정책들은 신뢰할 수 없다. 북한은 핵무기를 만들고 수시로 미사일을 발사하는데, 손 놓고 있으란 말인가.
 
안보 정책은 강경과 유화라는 단순한 이분법보다 억지력과 긴장 관리 사이의 균형 속에서 판단해야 한다.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하는 역량을 유지하면서도 불필요한 충돌은 최소화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육군사관학교 교정을 걸으며 오래전 군 복무 시절을 떠올렸다. ‘훈련은 실전처럼, 실전은 훈련처럼’이라는 구호를 가슴에 새기던 시절이었다. 시대는 변했지만, 국가를 지키는 군의 사명은 변하지 않는다. 적국에 드론을 보냈다는 이유로 30년이라는 중형을 선고하여 사법적 족쇄를 채운다면 군인이 적군을 향하여 총 한 발 발사할 수 있겠나.
 
대한민국 미래를 지킬 수 있는 군은 어떤 모습이어야 하나. 군은 존재 자체가 억지력이며 국가의 마지막 안전망이다. 전쟁을 준비하지 않으면 반드시 전쟁을 경험하게 된다는 사실을 명심하기 바란다.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안보를 재단하지 마라. 정권은 유한하지만, 안보는 영원하다.
 
[일시] 2026년 6월 16일
[장소] 태릉 화랑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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