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곽을 따라 걷는 마음의 풍경]
분홍빛 봄물이 오른 진달래 봉오리를 품으며 북한산의 봄을 스케치한다.
북한산에는 비봉능선, 숨은 벽 능선, 의상능선 등 아름다운 능선 길이 많다. 난도에 따라 힘든 길도 있고 편한 길도 있지만, 나름의 매력을 품고 있어서 매번 올라도 지루하지 않다. 그중에서도 성벽을 따라 걷는 성벽 길이 유난히 마음에 남는다. 오르내림을 반복하며 이어지는 성벽은 산과 도심의 경계를 긋듯 길게 뻗어 있다. 험한 산세 속에서도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자리를 지키는 모습에서 묘한 안도감도 전해진다.
봄부터 가을까지는 나무와 꽃으로, 겨울에는 눈꽃으로 스스로를 꾸미는 산이지만 성곽과 어우러질 때 그 풍경은 한층 깊어진다. 자연 지형을 따라 축조된 북한산성은 조선 숙종 때 만들어진 방어 시설로, 위기 시 왕과 백성이 함께 피난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북한산이 산성과 어우러져 멋진 조화를 만드는 것도 자랑이지만, 서울 도심과 접근성이 좋아 등산과 역사탐방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과거에는 수도를 지키는 요새였고, 지금은 서울 최고의 역사와 자연 명소다. 산 길과 이어진 성곽 길 주변에 진달래 꽃이 피면 우리는 색다른 만남을 기대하게 된다.
성곽을 따뜻하게 만드는 것은 거기에 깃드는 사람들의 마음이다. 성곽은 눈에 보이지만 그것을 아름답게 만드는 마음은 보이지 않는다. 성곽 길을 걸을 때마다 어떤 마음으로 맞느냐에 따라 풍경의 깊이도 달라진다. 그것은 권력이나 명예로 만들 수 없는, 오직 사람 안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최근에는 이곳을 찾는 외국인들이 부쩍 늘었다. 외국의 산처럼 범접할 수 없을 정도의 위엄은 없지만, 아기자기한 능선과 산성이 나란히 어깨동무하고 있는 친근감이 이 산의 매력이다. 지하철을 타고 접근 가능한 아름다운 북한산의 가치를 더욱 빛나게 하기 위하여 잘 지키고 가꿔야겠다. 진달래가 다시 피어나는 계절마다 이 길 위에서 새로운 마음을 만나기 위해서.
[산행 일시] 2026년 3월 22일
[산행 경로] 불광역 - 장미공원 - 탕춘대능선 - 비봉능선 - 대남문 - 대동문 - 백운대 암문 - 우이동(15.8km)
[산행 시간] 5시간 50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