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記 行

동유럽 기행(4일차) - 체코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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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크라쿠프에 있는 소금광산을 끝으로 폴란드 여행을 마무리하고 체코로 넘어가는 일정이다. 첫 기착지는 딸이 영국 런던대학에서 유학할 때 만났던 친구 니콜 집이다. 300km가 넘는 거리를 승합차로 이동하며 국경을 넘는다. 폴란드와 체코 국경은 예전과 달리 프리패스다. 예전에는 입국심사 과정을 거치며 긴 줄을 서고 기다리는 풍경이었는데, EU로 통합되고부터는 그럴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유럽 여행 중에 가장 불편한 요소 하나가 제거된 셈이다.

체코로 넘어오면서 달라진 풍경은 폴란드는 평지가 많은데, 체코는 구릉지대가 많아진 점이다. 고속도로 양옆으로 밀밭이 많은 점은 같은 풍경이다. 휴게소에 들러 간단히 점심을 해결했다. 이곳 휴게소의 특징은 한국에 비해 규모가 작은 편이다. 주유소, 화장실, 커피와 샌드위치 등을 파는 매점이 하나 있다.

300km를 달려도 주변 풍경이 변하지 않는 점은 운전자가 지루함을 느끼고 쉬 피로해진다. 고속도로에서 지평선 일몰을 맞았다. 우리나라에서는 쉬 만날 수 없는 풍경이지만, 이곳 고속도로에서는 시간만 맞으면 어느 곳에서나 일출과 일몰을 기꺼이 받아들여야 한다.

저녁 7시가 되어서야 '우헤르스케흐라디슈테시'에 위치한 니콜 집에 도착했다. 니콜과 그 어머니가 우리 일행을 반갑게 맞았다. 모녀가 한국에 여행 왔을 때, 함께한 정이 있어서 남다른 만남이었다. 집에 들어서자마자 니콜 어머니께서 이 지역 풍습이라며 보드카 한 잔을 건넨다. 쭉 들이키니 피로가 가시는 듯해서 좋다. 알코올 도수 높은 술을 잘 못 마시는 아내는 반잔을 마시고 이마를 찡그렸다.

집 규모는 저택이다. 2층에 준비된 방을 배정받았다. 우리 부부에게는 니콜이 쓰던 방을 내주었다. 방은 화장실이 있는 침실과 거실이 있는 구조로 내가 겪어 본 방 중에는 가장 큰 규모다. 특별히 배려한 정성이 느껴진다. 이내 정성껏 준비한 만찬을 보드카에 섞어 화기애애한 환담을 나누며 여행 4일차를 마무리했다.

[일시] 2025년 3월 16일

지평선 일몰
밀밭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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