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隨筆, 散文

푸른 오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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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보다 아름다운 오월입니다.
풀 한 포기, 이름 모를 야생화 한 송이가 물방울 다이아몬드보다 더 아름다운 보석입니다.
 
다이아몬드는 눈에 띄는 순간 더 이상의 아름다움을 보여줄 수는 없지만,
오월의 하늘 밑에서 수줍은 듯 방그러진 꽃 한 송이는 오늘과 내일이 다르고 내일보다는 내년에 더 아름다운 모습으로 나타 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기 때문에 무한한 아름다움을 줍니다.
 
우리는 다이아몬드처럼 영원히 변치 않을 모습을 좋아합니다.
그렇지만 변치 않는다 하여 아름다움이 영원한 것은 아닙니다.
풀이나 꽃과 벌, 그들은 매일매일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니까 변덕쟁이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
그들이야말로 마음을 변치 않는 진정한 우리들의 친구입니다.
 
욕심을 묻고 초연하게 자연에 순응하여 꽃을 피워 올린 열정이 숭고합니다.
당신 앞에 서면 욕망의 때가 덕지덕지 묻은 나 자신이 부끄럽기 그지없습니다.
잠시 자연에서 왔다가 다시 흔적 없이 자연으로 돌아가는 당신의 모습에서 깨달음을 얻습니다.
누군가 그럽디다.
세상 모든 만물과 모든 사람이 다 깨달았는데,
오직 한 사람 자신만이 깨닫지 못하고 있다 했습니다.
그 말씀이 맞는 거 같습니다.
주변에 있는 모든 풀과 꽃, 동물과 사람.
모두 다 깨달았는데 오직 나 자신만 깨닫지 못하고 있으니 한없는 겸손이 필요합니다.
세상 만물로부터 배움을 얻겠다는 마음으로 자신을 일깨워야겠습니다.
싱그런 햇살이 푸른 신록의 속살을 살찌우는 아름다운 오월이 다 가기 전에 자신만이 깨닫지 못하고 있는 이유를 이해하여야겠습니다.
 
나는 어디, 왜 여기 있는가.
오직 나 자신만 알지 못하고 있구나.
 
[일      시]  2008년 5월 5일
[장      소]  청계산

자벌레

 

 

애기나리

 

산철쭉

 

 

 

은방울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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