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隨筆, 散文

[時論] 김정숙 여사의 버킷리스트 단상(短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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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에 언제부터인가 '버킷리스트'라는 단어가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버킷리스트라 함은 평생 한 번 해보고 싶은 일, 또는 죽기 전에 하고 싶은 일들을 적은 목록이라고 정의한다. 그런 면에서 버킷리스트는 개인의 인생에서 숭고하고 가치 있는 일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버킷리스트를 실행함에 있어서 개인의 열정과 숭고한 가치가 이입되어야 그 본연의 의미를 오롯이 품을 수 있을진대, 최근에 버킷리스트의 의미를 희화한 일이 발생해서 온 나라가 시끌벅적하다.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의 버킷리스트 칼럼과 관련해서 중앙일보 남정호 논설위원은 청와대 측으로부터 김정숙의 외유성 해외순방 행태를 비판하였으며, '외교상 방문지 국가의 요청과 외교 관례를 받아들여 추진한 대통령 순방 일정을 ‘해외유람’으로 묘사'한 것은 심각한 외교적 결례이며 국익을 해한다고 소송을 당했지만, 재판부는 “대통령 부부의 해외 순방과 관광지 방문의 빈도가 ‘잦다’고 표현한 부분이나 대통령 부부의 해외 순방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은 단순히 의견 또는 논평을 표명한 것에 불과하다”면서 “정정보도 대상이 된다고 볼 수 없다”라고 판시했다. 이에 당시 청와대 측에서는 상고하겠다고 했으나, 항소하지 않고 슬그머니 꽁무니를 뺐다.(남정호의 버킷리스트의 진술 중에서)
 
김정숙 여사는 대통령 동반 또는 단독으로 진행한 외유성 해외 순방이 다른 영부인들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 48회로 알려져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당일 출장을 제외한 모든 해외 순방에 동반하였으며, 심지어 혼자서 독단적으로 해외 순방을 다녀오기도 해서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 재임기간 동안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중심으로 전 세계 각지의 유명 관광지를 섭렵하였다. 특히 이 중에서 박물관이나 미술관 등에 대한 관광성 순방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은 김정숙 여사의 버킷리스트와 무관하지 않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것이다.
 
김정숙여사의 버킷리스트 진실과 관련하여 논란이 되고 있는 대표적인 방문지 몇 곳에 대하여 살펴보고 의혹의 진위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근거로 삼고자 한다.

 

[인도 타지마할, 대통령 전용기 단독 방문]

인도 타지마할 방문과 관련하여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변방에서 중심으로'라는 회고록에서 김정숙 여사의 인도 방문은 인도 측의 허왕후(가야국 김수로왕 부인) 공원 조성 기공식에 참여해 달라는 인도 정부의 요청이 있었으며,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자신은 인도에 다녀온 지 석 달 밖에 되지 않아 일정을 내기 힘드니까 부인을 보내겠다고 해서 진행된 일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다른 거짓임이 밝혀지고 있다. 외교부에 따르면 당초 인도 정부는 2018년 11월 허왕후 기념공원 착공식과 디왈리 축제에 당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초청했지만, 강장관의 외교일정이 여의치 않아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재차 초정했다. 이에 우리 측은 도종환 장관이 참석하기로 모든 일정 조율을 마쳤다. 그러나 출발 일주일 전에 청와대 제 2부속실 요청으로 김정숙 여사가 함께 방문하는 방안을 인도정부에 설명했고, 인도정부는 김정숙 여사의 초청장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는 도종환 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방문단이 꾸려졌으며, 김정숙 여사는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참석하게 되었다. 이 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당시 외교 일정에 타지마할 방문은 없었으며, 인도 방문 방법 또한 논란이 되고 있다. 즉, 민항기를 이용한 게 아니라 대통령 전용 2호기에 대통령 휘장을 달고 방문했다는 점이다. 법적으로 김정숙 여사는 공무원도 아니며 별다른 직책도 없는 단순히 대통령의 아내일 뿐이다. 그런데 당초 계획대로 도종환 장관 일행만 참석했으면 2천 7백만원의 예산으로 마무리 되었을텐데, 김정숙 여사가 가로채서 대통령 전용기로 헛바람을 날리는 통에 문체부의 예비비 3억 7천만 원을 긴급히 편성해서 허왕후 공원 조성 기공식에 참석하고는 당초 일정에도 없었던 타지마할을 방문한 것이다. 타지마할 관광에 대해서도 왈가왈부 말이 많다. 타지마할은 하루에도 수만 명이 참관하는 세계적인 관광지인데, 김정숙 여사는 그 많은 관광객들을 물리고 독단적으로 사진을 찍었다는 점에서 국격을 떨어뜨렸다는 논란을 피할 수 없다. 국민의 혈세를 이용해서 자신의 버킷리스트 체크를 위하여 펑펑 쓰고도 반성의 기미가 전혀 없는 몰염치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노르웨이 방문 시, 무리한 피오르와 그리그 생가 방문]

2019년 6월 문재인 대통령 부부는 노르웨이를 방문했다. 당시 김정숙 여사는 문재인 대통령과 떨어져 단독으로 뭉크 미술관과 소냐왕비의 미술관을 비공개로 방문한 사실이 밝혀졌다. 그리고 당시 노르웨이 출장은 체류기간이 48시간 정도의 짧은 일정이었는데도 불구하고 무리한 일정을 잡아서 장거리에 있는 세계적인 빙하 절경인 피오르와 그리그 생가를 방문하기도 했다. 더군다나 당시에는 헝가리 유람선 침몰사고로 우리나라 관광객 26명이 실종하거나 사망하여 수색 중이어서 국민의 관심이 엄중한 때였다. 당시에 베르겐 방문에 대하여 언론에서 논란이 되자 청와대에서는 노르웨이 정부의 간곡한 요청에 의하여 베르겐에 갔다고 발표했다. 노르웨이 베르겐 방문일정은 모두 노르웨이의 요청에 따라 결정되었으며, 이는 노르웨이 국빈방문의 필수 프로그램이라고 해명했지만 사실과 달랐다. 언론 조사에 따르면 외국 정상들이 노르웨이 방문 시 베르겐 방문은 거의 이례적이라는 설명이다. 오슬로와 베르겐과의 거리는 장거리이며 스칸다니비아 산맥을 넘어가야 하기 때문에 기상 이변이 많아 국빈 방문 때 으레 껏 방문하는 장소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 부재 중인 체코 방문]

2018년 11월 문재인 대통령은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가는 길에 체코를 방문했다. 문제는 딱히 체코를 방문할 현안이 없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청와대는 원전 세일즈를 위해서 체코에 갔다고 했지만, 체코는 당시 원전사업에 대하여 결정된 바 없었다. 탈원전 정책을 펼쳤던 문재인 정권의 변명이 궁색해지자 외교부는 전용기의 중간 급유 때문이라고 둘러댔다. 그러나 통상 남미 방문 시에는 급유를 위해 로스앤젤레스를 경유해 왔다. 체코를 경유하는 동선은 거리가 더 멀고 비용이 더 들게 되므로 석연치 않은 해명일 뿐이었다. 더군다나 체코 방문 당시에는 체코의 밀로시 제만 대통령이 이스라엘 국빈 방문으로 부재중이었다. 체코 일정 중 안드레 바비시 총리와의 비공식 환담을 치른 일정 외에는 프라하 성과 비투스 성당등 문화유산을 참관하는 것으로 일정을 채웠다. 이때, 비투스 성당을 참관하던 중 김정숙 여사가 "우리 남편 어디 있어요' 라며 황급이 찾던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아르헨티나를 방문하기 위해서 거리가 더 먼 체코 프라하를 경유한 김정숙 여사는 버킷리스트를 채우기 위한 일정이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있을까.
 

[이집트 피라미드 김정숙 단독 관람]
2022년 1월 문재인 대통령의 이집트 방문 기간 중에 김정숙 여사는 문재인 대통령 동행 없이 단독으로 피라미드를 비공개로 몰래 방문한 것이 뒤늦게 밝혀졌다. 이에 청와대는 코로나 시기임을 감안하여 이집트 측에서 비공개 일정을 요청해서 비공개로 이뤄줬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관광사업을 촉진하고 문화유산을 해외에 알리기 위한 이집트 정부 측의 비공개 요청이라는 해명이 앞뒤가 맞지 않은 거짓임은 곧 밝혀졌다. 당시 언론에서는 청와대 주장과는 반대로 대한민국 정부가 이집트 측에 비공개를 요청했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이집트 국빈 방문 시 피라미드 방문은 관례적인 일정이라는 입장을 내놨지만, 정작 문재인 대통령은 피라미드를 방문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외유성 순방이라는 비판을 의식한 나머지 김정숙 여사의 단독 방문을 비공개 일정으로 진행했다는 것이 세간의 시각이었다. 공식 일정으로 진행했으면 아무런 문제도 없었을 것을 왜 비공개로 진행해야만 했을까. 국민의 눈치가 두렵기는 했다는 것인가.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방문]
2019년 3월 문재인 대통령 부부는 동남아 3개국 순방 마지막 일정으로 캄보디아를 방문했다. 대통령의 공식 일정은 큰 문제가 없었으나, 당초 일정에도 없던 앙코르와트를 방문하기로 한 것이다. 타국에 순방차 방문했다가 주요 문화유적을 둘러보는 일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일이다. 문제는 앙코르와트 시엠렙 공항의 활주로 규모가 작아서 대통령 전용 1호기를 이용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이에 일행은 한국에 있던 대통령 전용 2호기를 불러서 프놈펜 공항에서 시엠렙 공항으로 가서 앙코르와트를 관광하고, 다시 프놈펜 공항으로 와서 대통령 내외를 내려주고 대통령 2호기 홀로 한국으로 돌아왔다는 것이다. 대통령 부부의 개인적인 호기심이나 취향을 채우기 위해서 대한민국의 혈세를 아무 거리낌 없이 써대는 행태를 지적하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 재임 5년 동안 48회 해외 순방 및 관광을 하였는데, 이는 그동안의 대통령 해외 순방과 비교하면 단연 돋보이는 횟수다. 그나마 코로나 팬데믹으로 이삼 년 간은 절제했던 점을 감안하면 상상하기 힘들다. 이에 더해 불명확한 동선과 석연치 않은 비용 지출에 의혹이 많다는 점에 대하여 항간에 김정숙 여사의 버킷리스트를 거론하는 여론이 팽배하다. 최근에는 김정숙 여사가 그동안 언론에 노출되었던 의상이 178벌이며, 액세서리 및 신발 등을 합치면 수백 점이라고 밝혀 논란이 되고 있다. 문제는 의상과 액세서리 등을 구입하는 데 있어서 청와대 특수활동비를 현금으로 사용했다는 의혹에 대하여 뚜렷한 해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해외 순방이나 의상 구입 등의 비용에 대하여 변명이 길어진다는 것은 그만큼 명예롭지 못함을 반증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버킷리스트는 자신의 노력과 열정으로 채우는데 그 의미가 있을 것이다. 국민의 혈세를 뜯어내어 버킷리스트를 채운다는 것은 버킷리스트 본래의 숭고한 의미를 욕보이는 것이다. 이미 지나간 역사가 되고 있지만, 이에 대하여 묻어 버릴 수는 없는 일이다. 차분하게 하나 둘 진실을 밝혀내어 역사의 페이지에 명확하게 기록하고 후세에 교훈으로 남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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