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은평구 북한산 자락에 위치한 한옥마을은 자생적으로 생겨난 마을이 아니라 계획된 한옥 마을이다.
도시형의 택지를 분양하여 마을을 형성하고 서울시에서 건축주에게 일정 금액을 지원해주는 형태로 조성된 마을이어서 우선 보기에 깨끗하고 길도 반듯하다. 다만 한옥의 형태가 전통적인 한옥 이미지와 달리 퓨전 한옥이어서 푸근한 정감보다는 세련된 도시 정서가 느껴진다. 기와지붕의 용마루와 처마를 잇는 여유 있는 곡선이 북한산 비봉능선과 닮아 있어 전통 한옥의 이미지를 잘 살린 점은 추천할 만하다.
은평 한옥마을의 특징은 집집마다 가옥의 이름을 지어 대문 칸이나 본체 처마 밑에 걸어 두었다는 점이다. 그리고 대부분 마당이 없거나 좁은 점은 전통 한옥의 넉넉함을 감쇄하는 느낌이어서 조금은 아쉽다. 현실적인 문제여서 토씨를 달 여지가 없기는 하지만 조금만 더 여유를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중심부 마을 길 1층에는 작은 상점들과 카페가 문을 열어 영업 중이지만 성업 중이라는 느낌보다는 한적한 느낌이 더 많다.
마을 길을 걷는 것도 나름 괜찮은 감성이지만 주변 카페에 올라서 한옥 마을과 잘 어우러진 북한산 뷰를 감상하는 것도 추천 포인트다. 주말에는 사람들이 제법 북적이다 보니 집주인들은 조금은 성가시겠지만 감수해야만 한다. 처음 땅을 고를 때부터 예견된 사항이니 탐방객들을 위해서 불편함보다는 집 자랑이라 생각하시면 좋을 듯하다. 한옥 마을 길을 걷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은 이런 한옥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일 시] 2022년 8월 13일
[위 치] 서울시 은평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