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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동쪽 끄트머리 한강변에 솟아 있는 검단산은 한강을 사이에 두고 예봉산과 마주하고 있으며 산길이 가파른 편이다. 정상에 이르면 팔당호를 비롯하여 양수리 일대까지 조망할 수 있어서 경관이 수려하지만 산세 자체는 별 특징이 없어서 산행 재미는 별다를 게 없다.
산행 초입에 서유견문록을 쓴 유길준 묘를 지나면서부터는 가파른 산행길이다.
가뭄이 길어 산길에는 먼지가 소복이 쌓여있고 휴일을 맞은 산객들은 먼지를 털어내며 복닥거린다.
다행히 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먼지로 인한 불편함을 줄일 수 있었던 것은 코로나 덕분이라 할만하다.
정상 1km 전방쯤에 자리를 펴고 막걸리 한 사발 쭈욱 들이키니 세상 부러울 것도 없다.
진하게 흘렸던 땀이 식어갈 즈음 다시 정상을 향하여 산길을 재촉하자마자 친구는 다리가 불편하다고 한다.
더 이상 산행하는 것은 무리일 수 있겠다 싶어 하산을 결정하고 산을 내려오니 세상은 그대로 있다.
매번 산에 오르면 산은 그대로 있을 테지만 우리는 그 산을 다시 오른다.
그 산에는 어제 보지 못한 웃음 한 자락 숨어있을지도 몰라.
[산행 일시] 2022년 2월 12일
[산행 경로] 하남 검단산역 - 검단산 입구 - 유길준묘 - 정자 - 하남 검단산역(6.3km)
[산행 시간] 3시간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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