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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 行

삼각산 홍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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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토리는 땅에 떨어져 십 년이 지나도 싹을 틔울 수 있다]

 

도토리가 땅에 떨어져 싹을 틔울 생각도 못하고 5년을 버텼다.

해마다 새싹을 틔울 때에는 당연하게 생각했었는데 막상 땅에 떨어져 보니 아무것도 없다.

숨 쉴 수 있는 물 한 모금 모자라 움츠리고만 있었다.

 

시간이 흘러 상처가 아물어가고 좁은 틈을 비집고 고개를 내밀어보니 햇볕 한 줌 마중 나와 있다.

반가운 마음에 속울음을 꿀꺽 삼켰다.

힘들고 고독한 상처를 입었으니 씻은 듯이 아물기를 바랄 수는 없지만 일어설 수는 있겠다 싶어 어깨를 추슬러본다.

 

다시 열매를 맺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겸손하게 상처를 보살피자.

나 자신의 상처도 아프지만 나로 인하여 상처를 입은 다른 이들에게는 겸허하게 용서를 구하자.

열매를 맺지 못하더라도 힘껏 에너지를 모아 잎으로라도 그늘을 만들자.

 

산행 중에 만난 싹을 품은 도토리는 추운 겨울을 어떻게 이겨낼까.

아프겠지만 잘 견뎌낼 것임을 믿는다.

손 꼭 잡고 함께 가보자.

 

[산행 일시] 2022년 1월 22일

[산행 경로] 불광중학교 - 향로봉 - 사모바위 - 진관사 - 둘레길 - 불광중학교(10km)

[산행 시간] 2시간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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